[타이베이(대만)=박소연 기자]"숨겨도 twinkle 어쩌나? 눈에 확 띄잖아."주말인 지난 12일 오후 대만의 쓰린 야시장(Shilin Night Market ).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의 최신곡이 울려 퍼졌다. 대만의 명물이라는 이 야시장에 방문한 한국인 A씨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한국의 문화와 상품들이 가득채운 이 골목. 코끝을 찌르는 타이완 특유의 취두부 냄새만이 이곳이 타국임을 느끼게 했다.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느낄 수 있는 큰 규모의 야시장이라고 소개된 이곳은 한국 문화가 대만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고, 한국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기존 일본 화장품 숍들을 제치고 가두상권을 장악한 모습이었다. 시장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숍들. 에뛰드 하우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타이완의 명물거리에 줄줄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 인기 연예인들의 사진이 실린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한국의 최신곡이 울려 퍼지는 이곳은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야시장. 이국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방문한 이 시장골목은 한국의 동대문 시장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이튿날 소나기를 뚫고 찾은 타이완의 명동거리라 불리는 시먼딩(西門町)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안녕하세요, 액세서리 전문점 못된 고양이입니다."비옷까지 챙겨 입고 찾아간 '타이완의 명동'이라 불리는 시먼딩 거리에서도 쩌렁 쩌렁한 한국어 방송이 흘러나와 순간 귀를 의심케 했다.바지단이 비에 젖어 반바지를 사기 위해 들어간 보세옷 가게에서는 빅뱅의 신곡이 흘러나왔다. 옷가게 직원 역시 "한국 노래를 좋아해서 웬만한 말을 다 알아 듣는다"면서 "잘 어울린다", "사진 찍고 싶습니까?" 등 능숙한 발음의 한국어를 구사했다.시먼딩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숍들. 대만 시장은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 등 가두점 브랜드와 애경의 조성아 루나 등 홈쇼핑 브랜드가 선전하며 현지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대만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한국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 홍콩처럼 중국 대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대만과 중국이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른 차이완(China+Taiwan) 파워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대만시장이 엄청나게 유행에 민감하다"면서 "일본 식민지 영향을 많이 받다가 최근에는 한류 드라마 등의 영향을 받아 브랜드숍 뿐아니라 오휘 등 고급브랜드들도 명품 백화점에 다수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TV 광고도 방영하는 등 한류붐을 타고 사업을 확대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타이베이(대만)=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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