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벌금 모금? 성남 팬 있어 내겐 커다란 힘'

[성남=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신태용 성남 감독이 팬들이 보낸 따듯한 격려와 온정의 메시지에 감격했다. 어린이날인 5일 성남과 제주의 K리그 11라운드가 열린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색다른 광경이 목격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동문 밖에서는 신태용 감독을 위한 모금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신 감독은 지난달 28일 수원-성남전에서 나온 스테보의 파울장면과 관련해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심판판정에 격하게 항의하는 발언을 남겼다. 이 문제로 지난 2일 프로축구연맹은 상벌규정 제3장 17조 1항에 의거, 신 감독에게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소식을 접한 성남 팬들은 사흘 전부터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감독을 위한 모금 행사를 벌이자고 제안했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다. 내용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신 감독은 “경기 전 어린 꼬마가 와서 감독님이 왜 벌금을 내야하나. 대신 내주겠다고 동전을 꺼내보였다”며 “구단에서 이미 벌금을 낸 걸로 알고 있다. 이런 팬들이 있다면 한 마디 더해도 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10명이 싸운 불리한 여건에서 제주와 1-1 극적인 무승부를 거둔 신태용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팬들이 전해준 모금함과 함께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모금함을 열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팬들이 손수 눌러 쓴 응원 편지와 함께 1천원부터 5만원까지 팬들의 성원이 줄을 이었다. 벌금 500만원에 상응하는 십만 원권 수표 뭉치도 보였다. 성남의 평범한 팬을 자처하는 한 중년 남성은 “심판의 부당한 판정에 실망했지만 끝까지 페어플레이를 펼친 성남 선수들을 보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며 “판정에 항의하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을 보고 부모와 스승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썼다. 이어 “명백한 오심을 범한 심판에게는 아무런 처벌을 가하지 않는 것에 격분했다”며 “한국축구에 오심 없는 그날을 바라는 소리 없는 외침이다. 이 돈을 벌금으로 사용해 주길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팬들의 성원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신태용 감독은 “우리한테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정말 큰 힘이 된다. 성남일화 팬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너무 큰 금액이 모여 혼자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구단 직원들과 상의해 이 돈을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천천히 고민해 보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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