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미기자
최대열기자
3일 서울 외교통상부 앞에서 농수축산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중FTA 협상개시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yangdoo@
정치ㆍ안보적인 측면에서 한중FTA에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FTA는 경제 협정이지만, 외교ㆍ안보 문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때문에 한ㆍ중 6자회담 대표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감한 현안이 걸려있는 지금은 협상을 개시할 적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중국은 한국과 FT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이다. 우선 한국은 중국이 그간 FTA를 맺었거나 협상중인 국가 가운데 경제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한다. 또 중국은 한·중 FTA를 발판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정치ㆍ경제적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이런 만큼 한국이 협상과정에서 우위에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적극적인 중국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중국이 정치ㆍ경제적으로 대전환기에 놓인 만큼 한국이 협상과정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이와 반대로 의외로 협상이 순항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그간 FTA를 맺은 전례를 비춰보면 일정부분 손해를 감내하고 협정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더밍 상무부장은 "2년 안에 협상을 끝내길 희망한다"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소 북경연구소장은 "중국이 한중FTA를 통해 경제적 실익을 보겠다는 측면보다는 아시아지역에서 경제ㆍ안보를 아우르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 짙다"고 지적했다.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개성공단 생산제품에 대해 특혜관세를 미리 합의한 점도 눈에 띈다. 미국ㆍEU와 FTA에서는 발효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어떻게 할지 다시 논의하기로 한데 비해 한ㆍ중FTA에서는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한 것이다. 최 대표는 "경제효과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경제적으로 '실익'을 볼 수 있겠지만 정치ㆍ안보측면에선 손익을 따지기 힘들기에 그만큼 셈법도 복잡해졌다. 특히 한국의 최대동맹국인 미국이 최근 몇년 새 적극적인 동아시아 정책을 펼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점은 한국에게 부담이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경제는 상호이해관계가 비슷하지만 정치적 차원에서 한국과 중국간 이해관계는 다르다"며 "중국이 일본이나 미국을 자극하기 위한 카드로 한국을 유용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FTA의 효과는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김기홍 부산대 교수는 "협상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협상 결과를 대외 협상 카드로 쓰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연미 기자 change@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