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후 애플 추락에 대비하라 <포브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지 콜로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기고를 통해 애플이 추락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 사후 다가올 애플의 쇠락에 대비하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애플이 잡스의 카리스마를 대체할 리더를 찾지 못 하면 잡스 사후 24~48개월 가량은 관성에 의해 애플이 저력을 발휘하겠지만 이후에는 모리타 아키오 사후의 소니, 에드윈 랜드 사후의 폴라로이드, 월트 디즈니 사후의 디즈니처럼 애플이 결국 쇠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드윈 랜드는 잡스가 자신의 우상이라고 칭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콜로니는 애플이 잡스의 카리스마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1947년 자신의 저서 '사회경제조직론'에서 주장한 3가지 권위 유형을 먼저 언급했다. 베버는 권위의 유형을 법적·관료적 권위, 전통적 권위, 카리스마적 권위의 3가지로 나눴다. 애플은 물론 카리스마적 권위에 의한 조직이다. 애플은 신의 은총과 같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리더가 마력에 가까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그 조직원들은 리더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유형의 조직이었다는 것이다. 베버는 카리스마적 권위는 과거를 배척하기 때문에 혁명적인 힘을 특징으로 한다고 밝혔다. 아담 라신스키는 '인사이드 애플'이라는 책에서 잡스의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설명했다. 그는 잡스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며 잡스는 취향의 문제에 관한 애플 최후의 결정자였다고 설명했다. 또 애플은 기업이었지만 그 구성원들은 기업가가 되지 말 것을 요구했던 회사였다고 정의했다. 다시 말해 애플은 중심에 단 한 명의 카리스마적인 기업가가 있고 그와 공동사회적인 형태의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구성원들로 이뤄진 조직이었다는 것이다. 카리스마적 권위의 경우 승계 문제가 근본적인 과제가 된다. 공무원 사회 등에서 주로 나타나는 관료주의적 권위에서는 선거 등 성문화된 과정을 통해 새로운 리더가 나타난다. 교회 같은 종교조직에서 보이는 전통적 권위 조직에서는 오래 유지됐던 종교적 의식을 통해 새로운 리더가 추대된다. 그러나 카리스마적 권위 조직에서는 카리스마적 리더가 또 다른 카리스마적 리더에 의해 계승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콜로니는 잡스가 비길데 없는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함께 큰 위험을 떠안을 수 있는 능력, 제품을 상상하고 디자인하는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 등의 세 가지 중요한 것을 갖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문자답 형식으로 잡스가 자신의 사후 애플을 위해 애플 직원들을 교육하는 애플 대학을 설립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카리스마스는 배우거나 가르쳐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던 베버의 주장을 내세웠다. 베버는 오로지 자각하고 끊임없이 시험받는 것이 카리스마라고 설명했다. 콜로니는 애플이 잡스의 후임으로 증명되고 유능한 임원(쿡을 의미한 것으로 짐작된다)을 선임했지만 그의 법적이고, 관료주의적 접근방식이 타고난 재능을 지녔던 뛰어난 리더에 의해 성장한 애플 조직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증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콜로니는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이나 스콧 포스톨 애플 iOS 부사장이 애플의 CEO가 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다소간의 카리스마와 디자인 감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콜로니는 애플의 저력이 유지될 수 있는 잡스 사후 24~48개월 동안 새로운 카리스마적 리더를 찾지 못 한다면 애플은 위대한 회사에서 그냥 좋은 회사로 전락하면서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제품 혁신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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