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기자
알톤스포츠 R7
대안을 찾던 소비자들은 잠시 픽시에 머물렀지만 이내 단점을 발견했다. 픽시는 픽시드 기어 바이크(fixed gear bike)의 줄임말로, 뒷바퀴와 체인이 고정돼 있는 자전거다. 페달을 앞으로 밟으면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밟으면 뒤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대체로 디자인이 세련되고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브레이크가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땅이 좁고 도로가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서는 타기에 적절하지 않은 모델인 셈이다. 정부의 각종 자전거 사업은 속도감을 원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을 더욱 부채질 했다. 하나씩 깔리는 자전거 도로를 보며 "MTB처럼 튼튼하고 안전하면서도 픽시처럼 속도감을 낼 수 있는 자전거를 갖고 싶다"는 목소리가 늘어났다. 이런 소비자 수요를 앞에 둔 채 탄생한 게 하이브리드다. 이 자전거는 MTB와 픽시의 장점만을 혼합한 모델이다. 일단 타이어 폭이 로드형보다는 약간 넓고, MTB보다는 좁다. 타이어 폭이 좁을수록 속도감이 나지만 불안정하고, 폭이 넓을수록 속도감은 없지만 안정감이 크다. 타이어 폭만 봤을 때 하이브리드는 속도감과 균형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인 셈이다. ◆화려한 색상이 젊은층 마음 잡아=투박한 MTB에 비해 나름 세련된 외관도 하이브리드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형광색이나 각종 원색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젊은 자전거 유저들은 열광했다. 유 차장은 "기존에는 단순히 이동수단으로 여기던 자전거였지만 점차 심미안적인 요소가 많이 고려됐다"며 "화려한 색깔과 디자인은 하이브리드의 상징"이라고 전했다. 활용도가 높은 것도 하이브리드의 강점이다. 심하지 않은 비포장길이나 도로상태가 좋지 않은 곳도 무리 없이 탈 수 있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는 도심 도로에서는 크게 쓸모없는 충격완화장치를 제거해 무게도 MTB에 비해 가볍다. 국내 자전거 업체 중 하이브리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건 업계 2위인 알톤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하이브리드 자전거 'R7'을 출시했다. 초보자도 타기 쉽도록 핸들을 일자형으로 설계했고, 외관에 형광색을 적용했다. 7단 변속기를 장착했고 무게는 11.7Kg이다. 당시 R7은 매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지나다 보면 10분에다 볼 수 있다고 해서 '10분 자전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을 정도다. R7은 2010년 한 해 동안만 2만대가 팔려나갔다. R7의 성공 후 업계서는 너도나도 하이브리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디자인과 색상은 더욱 과감해지고 화려해졌다. 수입 자전거도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주로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출퇴근용으로 많이 찾는다. 루이가르노(캐나다), 스캇(스위스), 트렉(미국) 등의 브랜드가 인기다.알톤스포츠 D8
◆10Kg 이하 모델까지=국내서는 알톤이 R7 성공 후 후속 모델로 R8, R9 등을 내놨다. R8, R9은 각각 8단, 9단 변속기를 장착 했다. 무게는 11.3Kg, 12.2Kg으로 R7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프레임은 무광으로 제작했는데 기존에는 자전거에 사용하지 않았던 주황색을 사용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2012년형은 프레임 사이즈가 남성용, 여성용 등 두 가지로 출시돼 여성들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또 알톤은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초경량 고강도 강판을 소재로 사용한 경량 하이브리드 자전거 D8을 출시하기도 했다. 8단 변속기를 갖췄고, 무게는 다른 모델에 비해 가벼운 9.7Kg이다. 이외에도 삼천리자전거 등이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내놓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대부분 20~30만원대 사이에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MTB나 로드형 자전거에 비해 저렴해 자출용이나 가벼운 운동용으로 적합하다는 게 업계 평이다. 유 차장은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한 번에 맞춰주는 모델"이라며 "자전거 인구가 점차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승종 기자 hanarum@<ⓒ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