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8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정론관. 수십여 명의 기자들이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새누리당 당선자(부산 사하갑)가 탈당 입장을 밝히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끝내 정론관에 나타나지 않았다.문 당선자는 이날 정론관 앞까지 왔다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발걸음을 돌렸다. 기자들 몰래 국회를 빠져나가려 했으나 얼굴을 아는 한 기자에게 발각되면서 "나간다", "못나간다"로 몸싸움까지 벌였다. 그는 수십여명의 기자들에 둘러싸여 승용차까지 이동하면서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우여곡절 끝에 문 당선자는 승용차에 탑승했으나 일부 기자들이 차 앞을 가로막으면서 결국 차에서 내렸다. 결국 문 당선자는 기자들 앞에 서서 탈당 유보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심지어 그는 다른 의원의 표절 논란을 이야기하며 억울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당초 문 당선자는 이날 오전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합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었다. 이후 기자회견장 코앞까지 왔다가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해석은 분분하다. 그가 돌아서기 직전 받은 '전화 한 통'이 누구에게 걸려온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당 핵심지도부의 만류로 탈당을 유보한 것이라면 새누리당이 쇄신 이미지를 포기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함께 출당 요구를 받아온 김형태 당선자의 탈당으로 모든 시선이 문 당선자를 겨냥한 상황에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었던 그가 스스로 버티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물론 갈등하던 문 당선자가 기자회견 직전 마음을 돌렸을 수도 있다.새누리당은 문 당선자의 해프닝이 있은지 8시간 만에 긴급 지도부 회동을 갖고 "문 당선자의 처신과 관련된 문제를 당 윤리위로 넘겨 조치를 취하겠다"고 결정했다. 문 당선자의 번복으로 논란을 빚은 후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감지한 후 문 당선자의 '심경 변화'가 당과 무관함을 강조한 것이다. 여러모로 아리송한 문 당선자와 새누리당이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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