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금융투자산업, 리스크 관리 급하다

최근 금융투자산업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자본시장의 발전과정에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성장통의 하나로 생각된다. 2009년 2월 자본시장의 획기적 발전을 목적으로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법 시행 이후 금융투자업자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투자자보호 제도가 강화되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금융투자산업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규모나 내용 면에서 많은 변화를 보였다. 2008년 말과 2011년 말의 증권회사 재무수치를 비교해보면 자산이 141조원에서 234조원으로 93조원(66%) 증가했고, 부채는 110조원에서 193조원으로 83조원(76%)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은 31조원에서 41조원으로 10조원(33%) 늘었다. 자본시장법 시행 직후 본격화된 미국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외부 영업환경 악화를 감안할 때 리스크관리를 상당히 잘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ㆍ부채의 증가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 및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증가하고 선물업 신규 진출 등 증권회사의 업무 범위가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증권회사가 직면하는 각종 리스크의 발생 원천이 다양해졌으며 리스크의 노출 규모도 증가했다. 실제로 증권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시장 및 신용위험액의 증가로 2008년 말 584%에서 2011년 말 568%로 다소 하락했다.  앞으로도 증권회사의 업무 범위 및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증권회사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예상되는 각종 잠재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 먼저 ELS, CMA 등 고객재산 운용규모가 확대되고 지급보증ㆍ매입약정 등 각종 부외항목이 증가하는 데 따른 유동성 위험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회사 유동성리스크 관리기준'에 따라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비상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하는 등 시장의 자금 경색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둘째, 대출채권이나 채무보증 등과 관련한 신용위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최근 채무보증에 대한 영업용순자본비율 산정기준이 개선된 바 있고, 일부 대형 증권회사가 헤지펀드에 대한 프라임브로커 서비스를 개시함에 따라 신용위험을 발생시키는 각종 투자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거래상대방 등에 대한 각종 거래한도 설정, 철저한 사전 투자심사 및 사후관리 등을 통해 부실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채권ㆍ주식 등의 보유 규모 확대에 따른 시장위험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각종 투자한도나 손실한도 설정 및 적절한 위기상황분석 등을 통하여 금리ㆍ주가 등 시장변수 변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판리스크 등 그간 인식하기 어려웠던 위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최근 증권업계는 주가하락에 따른 수익률 저하 등으로 신뢰도가 하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제반 법규준수 노력과 함께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및 사회적 책임 확대를 통하여 법률리스크나 평판리스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진 투자은행 출현을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으나 법 개정이 지연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투자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업무 영역 및 규모 확대에 상응하는 선제적 리스크관리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적절하게 규제를 정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자의 선진화된 자체 리스크관리가 필수적이라 하겠다.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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