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도 19대 총선 후폭풍겸직논란에 교체 가능성추가 결원도 예상돼 고심[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최근 치러진 19대 총선의 후폭풍에 휘말렸다. 출범한 지 채 한 달 남짓된 상황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사외이사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돼 부득불 사외이사 진용을 새로 꾸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 또 향후 금융권 인사에 따라 사외이사진에 추가 결원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교체 폭과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사외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만우(62)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있었던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 교수는 지난달 2일 농협금융의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나 같은 달 20일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0번을 배정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25번까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이 교수는 무난히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문제는 이 교수가 농협금융의 사외이사 겸직이 가능한가 여부. 국회법 29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무원, 정부투자기관 임원, 농협ㆍ수협중앙회의 임직원 등을 겸할 수 없게 돼 있다. 다만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출자해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이 조항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1조원 규모 현물 출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정부투자기관이라는 문제에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례가 없는 일이 발생하면서 농협금융은 고민에 휩싸였다. 특히 이 교수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스런 모습이다.농협금융 관계자는 "아직 국회 사무처에 정식 질의를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대응 방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19대 의원 임기 시작일은 5월 30일로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좀 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교수가 국회의원에 당선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일반 사기업과 성격이 다른 농협금융의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기에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농협 내부에서도 이 교수가 먼저 사임 의향을 밝혀주길 바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출범 초기부터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내부에서도 인사 시스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농협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저명인사를 모셔왔더니 더 좋은 자리로 가버리는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면서 "인사 문제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존재한다"고 말했다.한편, 또 다른 사외이사인 이장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교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위원이 오는 25일 임기가 끝나는 김윤환 한국금융연수원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 금융연수원의 규정에는 사원의 겸직 금지 조항이 존재해 원장의 겸직 또한 사실상 어렵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이 이 연구위원의 향후 인사를 지켜보고 사외이사 선출 문제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금융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으며 이사회 규정에는 '사외이사의 수는 전체 이사수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고 나와 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조강욱 기자 jomarok@ⓒ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