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제1비서'로 추대됐다. 당초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김정은 부위원장의 총비서 승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는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영원히 높이 모시였다"고 밝힌 후 곧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영도자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제1비서로 높이 추대했다"고 전했다.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의 총비서직 유지에 대해 "희세의 정치원로에 대한 가장 고결한 도덕 의리심과 충정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최고사령관 동지에 대한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의 표시"라고 밝혔다.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분석을 내놨다. '죽은 김정일'이 총비서직을 영원히 맡게 되면 '산 김정은'이 총비서를 맡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동당 핵심조직인 비서국의 총비서를 맡지 못함에 따라 당중앙군사위원장도 자동적으로 승계받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당 규약에 따라 총비서가 당중앙군사위원장을 승계한다"며 "김정은이 당에서 새로 만들어진 제1비서라는 지위를 받으면서 향후 국방위원회를 통해 지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노동당은 북한의 모든 정책결정 기능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권력의 원천이자 산실이다. 북한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내 의사결정은 명목상 정치국과 그 안의 상무위원에 집중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비서국이 주도하며 당내 중추역할을 맡는다. 김정일 위원장도 지난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총비서로 추대됐다.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 과시 차원에서 당내 최고 직책인 총비서직을 폐지하고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과시하는 것이 후계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는 후계자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김정은의 권력기반이 아직 확실치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김정일의 상징성을 강화하는 한편 유훈통치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라며 "김정은의 권력장악이 아직 완전하지 못해 김정일의 리더십을 활용해 통치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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