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빨강與·노랑野…'당 색깔 어디로 갔나'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총선 레이스가 29일 0시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여야의 치열한 '정치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새누리당은 이번 선거를 '미래세력과 과거세력의 대결', '분열세력과 통합세력의 대결'로 규정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번 선거를 '진짜 민생세력과 가짜 민생세력의 대결', '1% 부자 세력과 99% 서민 세력의 대결'로 의미를 부여했다.정책 실종, 프레임 선점 위해 난타전그러나 이번 총선의 진짜 특징은 여야가 정책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명을 변경하고 경제민주화를 필두로 '좌편향' 경쟁을 벌이면서 경제 정책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복지 정책은 물론 가장 극명하게 엇갈렸던 대북정책마저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그만큼 여야 간의 프레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초 '정권심판론'을 무기로 공세를 취하던 야당이 한·미 FTA 폐기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주장하자 여당은 일제히 "신뢰를 주지 못하는 세력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며 '말바꾸기' 프레임으로 역공을 취했다. 복지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정권심판론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였던 야권연대도 의미가 퇴색되면서 오히려 지지도가 급락하는 모양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우여곡절 끝에 전국선거 최초로 야권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관악을 경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여론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그 의미가 퇴색했고, '경기동부연합' 논란은 여당에게 색깔론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與野, "130석 고지를 넘어라!" 특명'야당 압승'의 분위기가 '혼전 양상'으로 변화하면서 여야가 '130석 고지전'을 벌이고 있다. 130석을 확보해 제 1당이 되겠다는 목표다. 여당 일각에선 총선 예상 의석수를 최대 140석까지도 내다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당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일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받은 121석만 확보해도 '선전'이라는 분위기였으나 의석 목표치가 늘어가는 분위기다.'압승'을 기대했던 민주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3개월 동안 약 30석 정도를 잃었다"며 비상이 걸린 상태다. 박선숙 민주당 사무총장은 "비례대표를 빼고 백중세인 지역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106석"이라고 밝혔다. 정당 지지율 40% 선인 민주당이 54개 비례대표 의석 중 20여석을 가져온다면 130여석 정도 가능하다는 의미다.수도권이 '승부처'…경합 50곳 승패 좌우총선 승패는 여야가 각각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는 50여 곳이다. 이번 4·11 총선에서는 246개 선거구 중 112개가 몰린 서울과 수도권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의석수는 전체 지역구 의석 246곳의 45.5%인 112곳이다. 이 중 새누리당은 30~40곳, 민주당은 50곳 안팎을 각각 우세 또는 경합우세 지역으로 꼽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수도권의 대다수 지역구가 혈전지로 급부상 중이다.먼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6선의 중진인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의 잠룡인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은평을의 터줏대감인 '왕의 남자'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는 야권단일화 관문을 통과한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무섭게 추격당하고 있다. 서울 강남을은 '한·미 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한·미 FTA 저격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하면서 전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졌다. 서울 영등포을 역시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지역기반을 다진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에 9시뉴스 앵커로 활약하며 전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결이 성사됐다. 서울 동대문을에선 2007년 대선에서 'BBK 논란'의 창과 방패 역할을 했던 민병두 민주통합당 후보와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가 대결하고 있다.또 다른 승부 포인트…'낙동강 벨트', 호남·TK 한복판, 세종시수도권과 함께 부산도 최대격전지로 분류된다. 야권은 부산 사상의 문재인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낙동강 벨트를 구축했다. 부산 사상은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27세의 젊은 신예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낙동강 벨트의 연장인 부산 북·강서구을의 친노계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부산 토박이·검사 출신인 김도읍 후보가 맞서며 낙동강 벨트 타파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남 김해을은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후보가 한판 승부를 펼친다.이번 선거에서 지역구도 타파의 '마중물'이 마련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여·야 강세 지역인 대구와 광주에 각각 도전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고군분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TK의 한복판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내민 김 최고위원은 한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새누리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호남의 한복판인 광주 서을에 도전한 이 의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단일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설된 세종시는 '행정수도' 등의 상징성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친노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가 충청권의 맹주로 자리 잡은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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