洑물이 보물될까.. 4대강 돌아보기

정비 4년.. 40년간 홍수·가뭄 걱정 걷어냈다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세워진 영산강 승촌보 사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 지정된 지 20년을 맞는 날이었다. UN이 지난 1992년 11월 제47차 총회에서 매해 3월22일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키로 결정했다. 그에 앞서 UN은 수자원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조사해 왔다. 1967년 세계 물 평화회의, 1972년 UN 민간환경회의, 1977년 UN 수자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을 벌여왔다. 특히 물의 날이 제정된 이후 UN은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회의와 전시회, 홍보물 제작 등 수자원 관련 행사를 각 국에서 벌이고 있다.20회째를 맞아 UN은 '물과 식량안보(Water and Food Security)'를 주제로 물의 날을 맞이한다. 국내에서는 22일 오전 10시 일산 킨텍스에서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물(Safe Water against Climate Change)'이란 주제로 행사를 갖는다. ◇'워터푸어' 한국= 우리나라는 물이 많은 국가인 동시에 물 부족 국가다. 물이 풍부하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이 1277㎜(1978~2007)로 세계 평균의 1.6배에 달해서다. 연간 활용할 수 있는 수자원총량도 1297억㎥에 달한다.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 부족한 수자원 확보시설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753억㎥에 불과하다. 1인당 강수총량으로 보면 연간 2629㎥ 정도다. 세계 평균의 약 6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양이다. 수자원 총량 중 국민이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물의 양은 333억㎥로 26%에 불과하다.더욱이 수자원총량 중 74%는 홍수기에 편중돼 있다. 이로인해 지난해 여름에는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에 산사태가 벌어지는 등 도심홍수가 심각한 난제로 떠올랐다. 지역별, 유역별로 강수량의 편차도 심하다. 남해안 강원도 영동지역은 연간 1400mm 이상 비가 내린다. 하지만 경상북도, 충청도 및 경기도 내륙은 강수량이 적다. 특히 낙동강 중부지역은 1100mm 이하로 나타난다. 하천취수율에 따른 물 스트레스를 따지면 우리나라는 중상위 수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인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현 정부가 역점적으로 시행한 4대강살리기사업 등 하천 사업은 이같은 물 스트레스를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도서 및 산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정도에 따라 약 1.6억㎥(5년 빈도 가뭄시)~4.6억㎥(과거 최대가뭄시) 정도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천후 물그릇을 확보하라= 한만희 국토해양부 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을 통해 원하는 시기에 물을 내려보내고 다시 담을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집중호우시 4대강 보를 활용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 차관은 이상기후로 집중호우가 내리거나 장기 가뭄 등이 지속되는 등의 이상 현상이 벌어질 경우 4대강 사업은 적절한 대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야심적으로 추진한 하천정비사업이다. 22조2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강 바닥을 파내고 16곳에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보를 설치했다. 물이 흐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동시에 보를 통해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홍수나 가뭄에도 강의 유량을 조절해 홍수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물을 더 확보할 수 있게 했다는 게 한 차관의 설명이다. 특히 홍수피해 예방효과는 뛰어나다. 지난해 홍수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그 성과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 6월22일부터 7월16일까지 내린 홍수기간 전국에는 152~1013mm의 비가, 4대강 유역에는 337~1005mm의 비가 내렸다. 전국적으로는 1483억원의 피해를, 4대강에서는 945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이는 2006년 전국 1조8344억원, 4대강 유역 1조5356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던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또한 4대강사업으로 13억㎥의 물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좋은 물(2급수) 비율도 76%에서 86%로 올라갔다. 하도준설과 보(16개) 설치를 통해 8억㎥를 확보했으며 중소규모 다목적댐 건설을 통해 2억5000㎥, 기존 농업용 저수지 증고로 2억5000㎥를 담아둘 수 있게 됐다. 3조9000억원을 들여 수질개선사업에 나섰고 2000만평에 달하는 하천변 경작지 정리로 대표적 수질 오염지표인 BOD는 전반적으로 개선했다. 한강(이포보)의 BOD 농도(mg/L)는 2007년 1.6에서 지난해말 0.7까지 좋아졌다. 여기에 정부는 지자체가 하천 관리 및 유지를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유지관리비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올해 국가하천 유지관리 예산은 2497억원을 투입하며 주민편의와 관련된 친수공간은 50%를 지원한다. 전체적으로 유지관리 예산의 80%(1997억원)를 국고에서 지원키로 했다. 한 차관은 "이포, 강정, 여주 등은 4대강 사업이 있기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이었으나 4대강 사업을 통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며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4대강 사업의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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