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냐 물이냐' 광동제약 정체성 논란 끝나나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의약품과 음료 사이에서 저울질 하던 광동제약이 마침내 사업의 방향을 음료 쪽으로 확정한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 유통사업자 입찰에 참여했다. 광동제약을 포함해 음료회사 7곳이 경쟁하고 있다. 나머지 6곳은 모두 전통적 음료강자로, 롯데칠성음료ㆍLG생활건강(코카콜라)ㆍ웅진식품ㆍ남양유업ㆍ샘표식품ㆍ아워홈 등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15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제약업계에선 광동제약의 생수 사업 진출 시도를 두고 "이번 기회에 아예 음료회사로 탈바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이 최종 사업권자로 결정될 경우, 단순 계산으로 볼 때 이 회사의 1년 매출액은 약 46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제주 삼다수 1년 매출액은 1500억원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광동제약의 의약품 매출 비중은 현재 40%에서 25%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사진)은 "누가 뭐래도 우리는 제약회사"라며 제약업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료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최 회장 선에서 회사의 장기비전이 '음료'로 정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란 게 제약업계의 시각이다.그렇게 볼만한 징후는 하나 더 있다. 광동제약이 음료 유통을 하고 있지만, 비타500이나 옥수수수염차 등 비교적 크기가 작은 제품 위주다. 업계에 따르면 생수 사업에는 소형 음료와 달리 대형 차량과 창고 등 시설 마련 및 확충이 필수적이다. 이런 투자를 감수하겠다는 건, 회사의 미래를 음료사업에 걸지 않고서는 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음료업계는 해석한다. 한편 기존 음료업체들은 광동제약의 입찰 참여를 놓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이 드링크와 소형 음료, 생수까지 아우르는 토털 음료회사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생수 사업으로 현금을 마련해 의약품 개발에 투자하겠단 방향이라면 식음료 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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