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거제 '野 내키지 않지만 與 안찍겠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한게 뭐있노"  8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의 월산부영아파트 노인정에서 만난 김정복(68)씨의 말이다. '총선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특유의 억양으로 영남지역 민심을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영남지역은 원래 야당 성향이 강했다.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민주자유당이 출범하면서 거제 출신의 김영삼 총재를 대통령 만들자고 했던 때부터 자연스럽게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 지지로 이어져왔다고 한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자 민심이 술렁이더니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크게 변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부산발 야풍(野風)이 낙동강을 따라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심이 주변으로 퍼지는 '도미노 현상'을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게 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민주통합당 김해을 시민참여경선이 치러지는 장유스포츠센터에는 6개월 된 아이를 업고 나온 주부에서부터 지팡이를 짚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잠시 외출했다는 박승환(44)씨는 "작년에 이봉수 후보는 인물에서 밀려서 떨어졌다"며 "이번에 젊고 유능한 사람이 나와 꼭 노통(노 전 대통령)의 뒤를 잇게 만들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구들과 막대사탕을 물고 나타난 대학생 오현미(24)씨는 "새누리당은 좀 혼쭐나야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민심을 반영하듯 이날 경선에서는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민주통합당 후보로 확정돼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같은날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과 한층 가까워진 거제에서도 민주통합당 후보로 장운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자문위원이 여론조사 끝에 확정됐다. 거제도의 분위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다르지 않았다. 거제시 고현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박승철(53)씨는 "다 똑같다"면서도 "야당이 그리 내키지 않지만 여당은 안 찍을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주인도 "(노 전 대통령이)그나마 제일 나았는데 돌아가셔서 불쌍하다"며 맞장구쳤다. 하지만 여전히 김해와 거제 모두 가장 지지도가 높은 정당은 새누리당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해시 진례면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조세권(67)씨는 "아무리 그래도 민주당보다야 (새누리당이) 낫다"며 "영남이 이렇게 커진게 누구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거제시의 고현항 횟집에서 만난 김영환(57)씨도 "이명박 대통령이 나름 잘하고 있는데 다들 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거제는 여전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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