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설전·침묵..'300석案' 통과된 날 국회는…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승미 기자, 이민우 기자] 27일 하루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는 의원들간의 몸싸움과 설전, 침묵이 교차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가 차례로 열렸고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안,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 결의안 등이 통과됐다. 논란이 됐던 저축은행 특별법은 처리되지 않았다. 국회의원 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1석 늘리는 선거구 재획정안은 의원들의 '암묵적 담합' 속에 처리됐다.  <strong>◆"이러는 게 어딨어! 죄 짓지 마!"..소동으로 시작된 정개특위</strong> = 이날 오후 1시35분께. 지역구(경남 남해ㆍ하동) 통폐합을 반대하는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이 선거구 재획정안에 항의하기 위해 정개특위가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국회 경위들에게 끌려나갔다. 여 의원은 이 과정에서 같은당 성윤환 의원을 향해 "이러는 게 어디 있어! 참관도 못하게 하는 게 어디 있냐고! 양심을 걸고 생각해봐!"라고 소리쳤다. 이경재 위원장을 향해선 "최후변론도 못하게 하는 게 어디 있어! 이런 식으로 죄 짓지 마!"라고 항의했다. 회의 시작 뒤 경북 상주가 지역구인 성 의원이 "남해ㆍ하동을 없애는 건 농촌에 대한 부당한 편파"라고 여 의원을 거드는 발언을 하자 같은당 주성영 의원은 "자기가 남해ㆍ하동 폐지안을 내놓았으면서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 먼저 인간이 돼라"고 질책했다. 약 30분 뒤, 이 위원장이 "질의를 종결하고 의결하겠습니다.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선거구 재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법사위로 올라갔다. 일부 법사위원들은 정개특위가 종료되는 걸 확인한 뒤 법사위 회의장으로 몰려갔다. <strong>◆설전ㆍ정회ㆍ산회..선거구 재획정안에 침묵한 법사위</strong> =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법사위 회의는 정개특위의 선거구 재획정안 의결을 기다렸다가 오후 2시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법사위에선 저축은행 특별법을 둘러싸고 설전이 오갔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저축은행 특별법을 추진해온 허태열 새누리당 의원에게 "이명박 대통령과 장관이 나서서 이 법은 총선용이라고 비판하는데, 집권 여당에서조차 소화되지 못한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박 최고위원은 마치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관료에게 질타하듯 허 의원을 향해 10분 이상 쓴소리를 내뱉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가 '포퓰리즘 입법(저축은행 특별법)을 막아달라'고 제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혀를 찼다. 법사위에 참석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특별법 보상 시점 기준인 2008년 9월 전에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도 13곳이나 돼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보상 재원에 대해서도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논란이 이어지자 처리를 미루고 법안을 계류시켰다.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법사위는 오후 5시30분께 정회됐다. 이러는 사이 선거구 재획정안은 아무런 논의 없이 통과됐다. 카드수수료 인하 법안 등도 동시에 통과됐다. 우 위원장은 본회의 뒤 법사위를 재개하려 했으나 대다수 의원들이 국회를 떠나면서 정회는 자연스럽게 산회로 바뀌었다. <strong>◆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작별인사' 분위기</strong> = 오후 5시50분께. 개회를 알리는 국회 방송과 함께 본회의가 시작됐다.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면서 동료 의원과 "또 열릴까?" "마지막이라고 봐야 되지 않겠어?"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본회의가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참석 의원들 전원을 한 명씩 찾아가 악수를 청하며 "고생 많으셨다"는 인사를 나눴다.  본회의 시작 약 20분 뒤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안 표결이 무기명 전자투표로 진행됐다. 투표기기 앞에 줄지어 선 의원들 사이에서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인 권영세 의원과 같은당 이재오 의원이 마주쳤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악수만 나누고 투표에 임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 의원을 스쳐갔으나 따로 인사를 나누진 않았다. 박 의장 사퇴안은 가결됐다. 선거구 재획정안은 재석의원 174명 가운데 찬성 92명(찬성률 52.9%), 반대 39명, 기권 43명으로 가결됐다.  본회의는 오후 8시10분께 끝났다. 한 의원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다 털었네 털었어"라고 했다. "저축은행 특별법은 그냥 이대로 놔두는 거지 뭐"라는 말도 들렸다. 이날 국회는 박 의장 사퇴안, 선거구 재획정안, 카드수수료 인하법안 등을 포함해 총 58개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저축은행 특별법, 약사법 개정안 등이 이번 국회에서 재논의 및 처리 될지는 불투명하다.김효진 기자 hjn2529@김승미 기자 askme@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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