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부산지역의 의약품 도매상들이 대학병원의 의약품 구매입찰에서 납품량을 '나눠먹기'하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입찰가격 담합에 대한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경쟁을 무력화한데 따른 것이다.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학병원의 의약품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부산지역 의약품 도매상 7곳에 대해 11억7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공정위에 따르면 울산대학병원은 지난 2006년부터 의약품을 일괄납품할 의약 도매상을 선정하기 위한 입찰방식을 변경했다.1500여개의 의약품 구매를 3~4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그룹에서 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5개 그룹으로 나눠 입찰할 때 보다 낙찰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입찰에서 낙찰가는 의약품 정가의 96%에서 93.6%로 감소했고, 낙찰가가 낮아져 마진이 감소하게 된 7개 의약품 도매상은 낙찰가대로 납품량을 할당해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낙찰된 업체가 200여개 품목을 자신이 납품하고, 입찰에서 탈락한 나머지 6개 업체로부터 300여개 의약품을 낙찰가대로 공급받는 방식이다. 낙찰된 업체는 병원에서 대금을 받으면 이들 업체에게 사후 정산했다.공정위 관계자는 "낙찰가격을 낮춘 것은 확인할 수 없지만 낙찰가대로 의약품을 거래하는 것 자체가 입찰 효과를 떨어뜨려 경쟁을 무력화시킨다"다고 설명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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