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이 17일 한미 FTA 존폐논란을 방어에서 공세로 선회, 총선쟁점화하고 있다.한미FTA가 노무현 정부 때 적극적으로 추진됐음에도 총선을 앞두고 '재집권을 통한 폐기'를 강하게 주장하던 민주당이 '재재협상'에 무게를 두고 방향을 선회하면서 '말바꾸기'한다는 주장이다.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명숙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로서 '한미FTA는 우리 경제체제를 한 단계 발전시킬 신과제'라고 강조했다"며 "그런데 재집권하면 폐기하겠다고 하는 게 폐기에 목적이 있는지 재집권을 위한 얘기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황 원내대표는 "최근 '재재협상'이라고 말을 바꿨는데, 중대한 국책사업의 그때그때 말 바꾸기에 새누리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국민은 그런 정당의 입장을 어떻게 평가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실패한 전략이며, 폐기를 주장하다 슬그머니 재재협상으로 물러섰는데 '한판 붙어주겠다. 올테면 오라'는 게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한미FTA 관련 발언을 편집한 유튜브 동영상을 상영한 뒤 "민주당은 연일 거짓말을 하는데 그러다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질지 모른다"며 "거짓말쟁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새누리당은 최근 각종 조사에서 국민들이 한미 FTA 폐기반대 의견이 더 많고 FTA폐기시 손해가 더 크다는 결과들에 고무돼 있다.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13일 전국 성인남녀 35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고를 보면, '한미FTA가 야당 요구대로 폐기되면 국익 면에서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50.5%가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답했고,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답변은 33.2%로 나타났다. 야권이 한미FTA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권교체를 통한 한미FTA 폐기 가능성을 밝힌 데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답변(47.9%)이 "바람직하다"는 긍정적인 답변(44.5%)을 앞섰다. '야권은 정권이 바뀐 지금 한미FTA 반대로 입장을 바꿨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 문항에 전체 응답의 56.4%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37.4%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각각 밝혔다. 이와 함께 한미FTA에 대해 "찬성하는 편"(53.8%)이 "반대하는 편"(33.9%)이라는응답보다 많았으며, '이번 총선이 한미FTA 찬반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지면 어떻게하겠느냐'는 질문에 "찬성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48.4%, "반대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5.8%로 각각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조사에서는 한미FTA의 폐기를 `찬성한다`는 의견은 42.8%, `반대한다`는 의견이 42.6%도 팽팽하게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지지층은 폐지 반대 의견이, 민주통합, 통합진보당 등 지지층은 폐지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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