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권에 이어 이제는 정부도 국회의 '포퓰리즘' 법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저축은행 피해구제특별법(이하 저축은행 특별법) 등 헌법 위배 소지가 있는 법안들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자, 금융당국 수장들도 이에 맞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3일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저축은행 특별법은 예금자와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채권자평등 원칙·자기책임 투자원칙 등 금융시장의 기본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며 "법안의 문제점이나 파급 영향 등에 대한 인식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일관되게 저축은행 특별법에 반대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보기금으로 5000만원 초과예금자와 후순위채권자를 보상하는 것은 예보기금 설치목적에 위배되고, 예보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간기금인 예보기금을 피해자 지원에 사용하면 타 금융업권 부담을 늘려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다른 저축은행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축은행 피해구제 특별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큰 틀의 원리에 어긋났다"며 조심스레 국회를 비판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소극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던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권에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한 것은 이날 이 대통령이 저축은행 특별법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표명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전 중 개최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축은행 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달라"며 "해당 법안들이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은 없는지, 입법화 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지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를 해서 적극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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