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하이닉스가 정관 변경을 통해 경영의 중심축을 공동 대표로 나설 최태원 SK 회장으로 옮긴다. 투자도 당초 계획보다 늘리고 핵심 인재도 영입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는 오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실상 마무리된다. 최 회장 등의 등기이사 선임이 주요 안건인데 더불어 정관 변경을 통해 SK체제로 전환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표이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대목이다. SK가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지분율이 20% 수준이기 때문에 빠른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대표이사에 힘을 심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기존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사내이사 후보의 자격을 심사할 권한을 가졌던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바뀐다. 사내 이사의 후보 자격 심사 기능을 폐지해 대표이사의 재량권을 넓힌 것이다. 고문 혹은 상담역 제도도 없앤다. 경영진에 준하는 보수를 받는 이들 직종을 없애 비용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간섭의 여지를 배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사 보수 역시 대표이사의 전결 사항으로 조정된다. 기존은 이사회 하부의 인사위원회가 경영진의 보수와 인사를 결정했는데 이를 대표이사가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기존 SK 경영진과의 보수 및 직위 등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 초기 수시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최 회장의 운신 폭을 넓힌 것이다. 사외이사의 권한은 다소 축소됐지만 보완장치도 마련됐다. 1년이던 사외이사의 임기를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3년으로 늘린 것이다. 사내이사 3년 사외이사 1년이던 기존의 격차를 줄여 이사회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간다는 복안이다. SK는 최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참여 의지를 바탕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실시한다. 하이닉스의 새 경영진으로 합류할 박상훈 SK바이오팜 사장은 7일 기자와 만나 “올 투자는 하이닉스의 발표액인 4조2000억원 보다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최근 올해 해외법인을 포함해 입고기준 4조2000억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20% 가량 투자를 늘린 것인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금을 더 투입해 공격적으로 사세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투자 증가분은 인재 영입과 연구개발(R&D) 강화, 낸드 투자 등에 사용한다. 박 사장은 "하이닉스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인재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박사급 졸업자들도 대상이지만 경험이 풍부한 핵심 인재 영입을 위해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에 대해서는 "오는 2015년까지 1조원으로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올해는 준비 단계로 매출 비중을 현재의 두 배인 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사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SK를 앞에 두고 뒤에 하이닉스의 이름을 갈지 세미콘이나 반도체 등의 이름으로 갈지 논의하고 있다"며 "급한 사항은 아니라 3월 정기주주총회 즈음에 확정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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