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주영 회장 뜻 따라 1991년부터 신입사원 '장인혼 교육'
현대중공업 신입사원들이 자신이 직접 철판을 자르고 붙여 만든 구조물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불과 가스 산소를 최선을 다해 조정해 보지만 막상 철판에 갖다대니 제대로 잘라지지 않는다. 어렵사리 잘라낸 철판의 절단면은 거칠었고, 가스 불에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철판 찌꺼기까지 달라붙었다. 평가를 받기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하려고 줄칼을 들고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다듬어 보지만, 이내 힘만 빠지고 원하는 모양과는 전혀 다른 모양이 되어 간다.이달 초 울산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을 찾은 120여명의 신입사원들은 난생 처음 철판 절단시간을 가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1년 창업주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철학을 전수하기 위해 사무직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장인혼(匠人魂)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올해로 21년째를 맞는 장인혼 교육은 생산 현장업무를 직접 체험하고 품질에 대한 책임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현대중공업 고유의 신입사원 양성과정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명장, 기능장 등 전문기능인으로부터 용접과 철판 절단 등의 교육을 받고 이를 이수해야 진정한 현중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연필꽂이 정도의 작은 구조물을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이지만, 생전 처음 용접봉과 절단기를 접해본 신입사원들은 과정 하나하나가 신기하기만 하다. 서연미 사원은 "용접이나 가스절단 같은 것을 처음 접해 매우 생소했고 좋은 경험이 됐다"며 "사우들의 노고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현대중공업은 장인혼 교육을 받는 신입사원들의 진지한 노력이 앞으로 회사에서 제작되는 모든 제품들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품질 제고로 이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인혼 교육을 마친 신입사원들은 경영혁신 기초과정, 현장 실습 등의 잔여 과정을 마친 뒤 그룹 계열사 및 각 사업본부에 배치돼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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