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마중, 전용 숙소…병원 이름까지 바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통역 서비스·공항 마중은 기본이고 전용 숙소도 있습니다. 화장품이 필요하시다고요? 병원 이름이 어려운가요?"해외환자 유치에 사활을 건 성형외과 의원들의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국내 경쟁이 심화되며 일부 대형 의원들이 해외환자에 눈을 돌렸는데, 이제는 해외환자 유치도 만만치 않은 일이 돼버렸다. 해외환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 운영의 기본 방향을 해외환자에게 맞추는 사례도 많아졌다.개인 성형외과 의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BK동양성형외과는 최근 병원명을 BK성형외과로 바꿨다. 의료 한류가 불고 있는 상황에서 '동양'이라는 명칭이 주는 '아시아에 한정된' 느낌을 버리겠다는 취지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명이 너무 길고 해외 환자들이 동양이라는 단어를 발음하기도 어려워해 마케팅 차원에서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외국인도 기억하기 쉽도록 BK라는 명칭만 갖고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JK성형외과는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정식 론칭했다. 차앤박·리더스·아름다운나라·오라클 등 피부과 의원에서 내놓은 화장품 브랜드는 많았지만 성형외과 의원으로선 첫 사례다. 병원 측에 따르면 안티에이징(주름 제거술) 환자를 치료하며 얻은 노하우와 수술 상처를 치유하는 전문 지식을 총동원해 제품을 개발했다. 이 사업은 해외환자들이 수술 후 에스테틱 관리를 받으며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많다는 데서 착안했다. 이 병원은 또 서울 신당동에 해외환자 전용 숙소인 'JK호텔'도 열었다. 그동안 해외 환자들이 병원과 숙소를 드나들며 성형과 치료·관리에 불편을 겪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해외 환자들이 성수기에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호텔 예약에 어려움을 겪어 병원과 5분 거리에 전용 숙소를 마련한 것"이라며 "해외 유명 호텔 수준의 인테리어를 갖췄으며, 수술 또는 경과를 보러 올 때 상주하는 리무진을 타고 편히 이동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해외환자 전용숙소는 최근 들어 강남 성형가 근처에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자금 여력이 부족해 전용 숙소를 마련하지 못한 병원들은 인근 호텔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숙소를 확보하고 있다.의료계 관계자는 "강남구를 중심으로 성형외과들이 포화상태에서 무리한 경쟁을 하다 보니 해외환자 유치는 '피할 수 없는' 경영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외국인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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