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산은금융 민영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 등 '몸 만들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것. 하지만 IPO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 값을 받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일부 수익지표 역시 시중은행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상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5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4/4 분기 내 IPO를 마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주주인 정책금융공사와 IPO시점을 조율 중이며,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원회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중기재정계획에 명시된 지분 매각 규모는 10%에 불과하지만, 강 회장은 그 이상을 시장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국내 기관투자가만으로도 10~30% 지분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은행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0.7 사이다. PBR이 연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면, 산은은 실제 자산가치의 0.5~0.7배 가격에 팔릴 수밖에 없다. 강 회장은 PBR이 낮아도 IPO를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상적인 PBR은 1 이상이 되어야 한다. 국책은행을 민영화하는 만큼, 자산가치 이상의 가격을 받지 못하면 향후 '헐값매각' 논란이 일 수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산은금융이 제 값을 받고 팔리기는 다소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상장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 산은금융의 ROE는 지난해 9월말 기준 7.7%에 그쳤다. 2009년 대비 크게 개선된 결과지만, 우리금융의 ROE가 11.31%, 신한금융이 12.38%, KB금융이 9.03%, 하나금융이 9.39%임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다. 올 상반기 은행주들의 주가 상황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병수 동양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이 대부분 PBR 1배 이하"라며 "상반기에 국내외 금융환경이 나아지면 주가가 조금 더 오르긴 하겠지만 은행주가 PBR 1배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체질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중 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 역시 문제다. 산은의 지점 수는 지난해 9월말 현재 59개로, 시중은행의 600여개~1100여개에 비해 현저히 적다. 산은은 대우증권을 활용해 연내 200개 규모의 점포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부족하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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