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좁은 골목길 화재진압을 위한 꼬마 소방차가 등장했다. 서울시가 12인승 스타렉스를 개조해 2일부터 시범운용에 들어간 골목형 소방차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안전지원과 이종문 장비팀장(사진·남·55)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다.길이는 일반 소방차보다 4m가량 짧고 너비는 0.5m가 좁은 5.1×1.9m로 기동성이 뛰어나다. 일반 소방차에는 없는 미분무관통장치와 이산화탄소방출 장치를 갖추고 있다.특히 미분무관통장치는 고압의 물이나 가스를 쏘아 샌드위치 판넬을 3~5초, 강화유리를 8초, 이중 방화문을 20~25초, 콘크리트벽돌을 25~30초만에 뚫을 수 있어 밀폐공간의 벽과 고층건축물 등 살수로 화재 진압이 어려운 곳에 적합하다. 이산화탄소방출 장치는 목조문화재를 손상하지 않고 불을 끌 수 있다.지난 1982년 소방공무원 공채로 입사한 이 팀장은 2008년 1월 8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서 일하게 됐고, 그 해 2월 10일 숭례문 화재를 겪었다. 이때 미분무관통장치 개발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숭례문 화재 때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물을 쏴도 기와나 강회층, 개판 등에 막혀 소화가 되질 않았다"면서 "고압 살수 장비는 1대에 1억5000만원이 넘어 관련 업체와 함께 국내에서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2월부터 기술자, 교수들과 함께 고압으로도 강한 벽을 뚫을 수 있는 장비를 단계별로 제작해 실험했고 마침내 11월 미분무관통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는 "국내 개발된 미분무관통장치는 외국산에 비해 4분의 1 값인 350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소방차 자체 2000만원 등을 합쳐 '골목형 소방차' 가격은 총 9500만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이 같은 '골목형 소방차'를 전국 최초로 개발 도입해 문화재가 많은 종로구와 좁은 길과 주택이 많은 동작구 2개 소방서에 지난 2일부터 시범 배치했다. 이 팀장은 "올해 골목형 소방차 2대 더 마련해 서울 노원이나 광진 등 동북구 지역과 강동, 송파가 자리한 동남지역에 추가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목형 소방차
미분무관통장치 시연을 보이는 모습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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