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한국이라면 응급처치 가능했을까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3년전 뇌졸중을 앓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은 상태였다. 김 위원장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공통 위험요인인 고령ㆍ고혈압ㆍ당뇨병ㆍ비만 등에 노출돼 있었다. 더군다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도 심근경색으로 사망해 가족력도 있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70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비만, 가족력 등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로와 추운 날씨 등이 겹치면서 심장병을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뇌졸중을 앓으면 수년 내 2차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도 김 위원장의 심근경색 발병은 시기의 문제일 뿐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북한 언론 발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했으며 열차 내부에서 사망했다. 스텐트 시술장비는 열차에 설치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뾰족한 조치가 불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열차안에서 심근경색 발병 직후 응급조치를 취하고서 병원으로 후송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의료수준이 남한의 1980년대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이 역시 여의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사망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근에 혈관질환을 처지할 수 병원이 없었던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의 발표에도 김 위원장이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내용은 없다. 서울대병원 평양의료봉사단장인 오병희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일반인 입장에서 스텐트 시술 등 응급 혈관질환 처치가 가능한 병원은 평양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심근경색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상태다. 응급상황이라 3시간 내 혈관을 뚫어주는 '스텐트 시술'을 해야 회복할 수 있다. 발병 후 12시간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른다.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에게 급성 중증 심근경색이 발생하고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고 설명했는데 의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이다. 홍승준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심근경색이 오면 심장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에 빠지게 된다. 심장기능이 얼마나 급격하게 떨어지느냐에 따라 생사가 좌우된다"며 "심부전이 개선이 되지 않으면 심인성 쇼크(심장 쇼크)와 부정맥이 오면서 사망에 이른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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