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와 체코 등의 반대로 유럽 '재정 협약' 무산 위기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15일 세계 각국이 서로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유럽 부채 위기 해결을 위해 합심하지 않는다면 지난 1930년대식의 대공황을 다시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의 미 국무부에서의 연설에서 "이번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는 없다"면서 "국제 사회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경기 위축,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고립의 위험을 겪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 중국간의 잇단 무역분쟁과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지난 유럽연합 정상회담 이후 계속된 외교적 균열 속에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이에 앞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이자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인 크리스티앙 노이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영국보다 경제적 기초(fundamental)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훨씬 양호하다”면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향하려거든 영국부터 먼저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가 타국을 겨냥한 발언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지난 9일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불거진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도 금융 투자가들이 ECB가 부실 남유럽 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도록 요구하는 것에 대해, “세계 어디에서도 양적완화(QE)가 뛰어난 효과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이같은 요구를 일축하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통화발행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는 유럽 은행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의 국채 상환이 확실하다는 것을 시장에 인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의 일간 텔레그라프지는 헝가리와 체코 등 중부 유럽 국가들이 지난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재정협약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의 유럽계 대형은행 신용등급 하향으로 사실상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한 재정협약은 붕괴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이공순 기자 cpe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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