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내은행들의 외화차입 다변화 노력에 의해 유럽지역에 몰렸던 외화차입 비중이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은 10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유럽지역 차입비중이 34.1%로 지난 6월말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에 대비, 국내은행들이 미국과 일본 등으로 차입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중 일본 및 미국으로부터의 차입 비중은 각각 1.6%포인트, 0.7%포인트씩 상승했다. 국내의 우려와 달리 유럽지역 차입금 회수 움직임은 적었다. 유럽으로의 차입금액은 436억달러로 재정위기가 본격화되긴 6월말(420억달러)대비 소폭 늘어났다. 금감원은 실제로 유럽에 위기가 본격화하더라도, 유럽계 차입금이 대규모로 이탈해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위기가 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이유는 채권 발행자와 투자자의 불일치다. 유럽지역 외화차입의 66%(288억달러)가 유럽계 은행이 주간사가 되어 발행한 채권이다. 이 채권의 실제 투자자가 대부분 미국이나 아시아권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유럽지역의 차입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한국계 외화 공모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는 아시아가 44.2%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42.5%를 차지했다. 유럽의 비중은 13.3%에 불과했다. 외화 채권을 제외한 경우라도 외화 차입금의 차입 비중은 아시아가 51.8%로 가장 높다. 유럽은 24.8%, 미국은 21.8% 수준이다. 여전히 국내은행의 차환율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의 악재가 겹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국내은행의 차환율은 100% 이상을 유지했다. 특히 중장기 차환율은 7월 195.4%에서 8월 181.1%, 9월 186.6%으로 상승하다 지난 10월 무려 299.3%을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선제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극심한 위기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외화유동성도 조기에 확보하도록 했다. 10월말 현재 국내은행이 보유한 콜론 등 외화 현금유동성은 위기 이전 대비 5배나 늘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단 금감원은 향후 유럽발 금융시장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 국제 금융시장 동향 및 외화차입여건, 외화유동성 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필요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의 유관기관과도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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