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 이미지 제공=펜할리곤스
향은 제각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누가 뿌리느냐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향을 낸다. 사람 각각이 지닌 몸의 온도와 향이 향수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펜할리곤스 향수 담당자는 “향수를 뿌려 본 다음 자신의 향이 되기까지 몇 시간 지나도록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자신의 미묘한 체온과 향에 어우러지는 향기를 만나면 취향과 스타일을 반영하게 된다. 누군가가 풍기는 향기에서 추측해보는 취향, 라이프스타일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증명하는 것, 그래서 향수는 충분히 즐길만한 것이다. 처음 만나는 여성이 펜할리곤스의 오렌지 블로썸을 뿌렸다. 그러면 대화에 앞서 먼저 ‘저 여인은 활달함과 진중함을 동시에 지녔을까 아닐까’ 카드를 꺼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오렌지 블로썸은 상큼함을 가장 먼저 전한다. 그러나 한편에 우아하고 품위 있는 깊이를 지니고 있다. 송혜교가 애용한다고 알려진 향기인데, 맡아보면 귀여우면서 순수함과 깊이가 공존하는 향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송혜교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가. 향수는 제각각 개성을 지닌다. 개중에는 ‘어디서도 맡아보지 못했던 향’도 있다. 마치 여태 만나보지 못한 유형의 사람 하나를 새로 소개받았을 때와 같다. 이런 식으로 향을 설명할 때, 그 향을 즐겨 사용한다는 인물의 예를 들어주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별 향을 연결해보면 어떨까. 이해하기 쉬운 향을, 글자에서 느낄 수 없는 향기를 느껴보라.
▲ 이미지 제공=펜할리곤스
▶ 밝은 숙녀의 기운, 펜할리곤스 오렌지 블로썸 베르가못과 네롤리, 핑크 베리가 느껴진다. 무척 싱그러운데 또 다른 면에서는 기품이 느껴진다. 귀엽고 순수한 모습에 성숙함이 더해가는 송혜교를 닮았다. 실제 그녀는 이 향수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펜할리곤스 향수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송혜교 향수로 알려진 뒤, 고객이 가장 먼저 찾고, 많이 찾는 향”이라고 한다. 1976년에 만들어진 오렌지 블로썸은 풍부하고 달콤한 플로럴 계열이다. 이탈리아 칼라브리아산 오렌지, 베르가못과 버지니아산 향나무, 장미, 복숭아 꽃 향이 조화를 이룬다. 담당자는 ‘여유로운 햇살 아래 드리운 그늘을 걷는 듯한 기분’이라고 설명한다. 분명 매력적인 향이다.
· 헤드 노트: 네롤리, 바이올렛 잎, 베르가못· 하트 노트: 오렌지 추출물, 월하향, 장미 원액, 복숭아 꽃, 난초· 베이스 노트: 샌달우드, 화이트 머스크, 바닐라 ▶ 슈트로 대두되는 남성성, 몽블랑 레전드 강한 느낌, 근육질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야생성보다는 말끔한 슈트 안에 감춰진 남성성의 느낌이다. 진지하면서도 기품 있는 향이며 부드럽지만 넘치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직선적이다’는 느낌인데, 이것은 몽블랑 펜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이기도 하고 검정색 세단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같기도 하다. 이 제품은 몽블랑 향수가 국내에 선보이며 첫 번째로 소개된 제품이다. 만년필로 잘 알려진 브랜드 몽블랑아 가지고 있는 정통적 특성과 세계관을 잘 표현한 우아하고도 강한 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똑 떨어지는 테일러링이 느껴지는 이미지, 배우 장동건이 보여주는 신사적인 느낌과 닮아 있다.
· 헤드 노트: 후레시하고 상쾌한 느낌의 베르가못, 라벤더· 하트 노트: 화이트 시더우드, 포마우즈· 베이스 노트: 샌달우드, 통가빈 ▶ 아버지의 여행 가방, 펜할리곤스 사토리얼처음엔 차갑다. 금속성의 향이 느껴진다. 블랙 페퍼, 생강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향수는 양복점을 지나다 맡은 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그래서 오래된 양복점을 떠올렸을 때 느낄 수 있는 묵은 나무와 육중한 헝겊이 날린 먼지, 다림질 할 때의 수증기. 초크, 가위와 같은 향이 느껴진다. 어찌 보면 아련한 아버지의 옷장, 여행 가방에서 맡던 냄새 같기도 하다. 가장 최근 론칭한 제품으로 윌리엄 왕자가 즐겨 쓰는 향수기도 하다.
· 헤드 노트: 알데히드, 금속적인 효과, 제비꽃 잎, 블랙 페퍼), 신선한 · 하트 노트: 밀랍, 린덴 꽃, 라벤더, 가죽 · 베이스 노트: 화이트 머스크, 꿀 효과, 늙은 나무 효과, 바닐라, 엠버 ▶ 신비로 가득한 까르띠에 드 륀 달을 상징하는 향수다. 달빛을 연상케 하는 향, 다른 게 아니라 황홀한 느낌이다. 향은 대체로 시원하다. 그래서인지 밝지만 내밀한 기운, 여성으로 생각하면 무척 신비한 느낌이다. 공손하지만 범접하기 어려운 기운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상케 한다. 최근 ‘뿌리깊은 나무’에서 열연 중인 배우 신세경과 유사하다. 흰 피부, 굳게 다문 입술과 얌전하지만 어딘가 날카로운 면면을 느끼게 하는 행동, 신비한 기운이다. 그녀의 캐릭터는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까르띠에의 향수 라인을 닮아 있기도 하다.
· 헤드 노트: 핑크페퍼, 향나무열매· 하트 노트: 허니써클, 와일드로즈, 시클라멘, 메꽃, 은방울꽃· 베이스 노트: 머스크, 우드▶ 이지적이고 글래머러스한 펜할리곤스 콜누비아 오렌지 꽃, 프리지아의 플로럴 향과 머스크의 오리엔탈 무드를 겸비한 향이라고 한다. 난해한데,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하며, 여성스럽고, 지적인 매력과 더불어 고급스럽다. 이지적인 김혜수가 떠올려지는 향이다. 처음 맡았을 땐, 우아한 실크가 느껴지는 향 같았다. 크림 같은 실크가 살을 훑고 지나는 듯 하달까. 다소 어두우면서도 화려함이 공존하는 향, ‘매력’이라고 함축할만한 많은 이미지들을 불러일으키는 향이다.
· 헤드 노트: 만다린 · 하트 노트: 프리지아, 네롤리, 오렌지 꽃, 자스민· 베이스 노트: 바닐라, 머스크, 우드, 엠버 채정선 기자 es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타일부 채정선 기자 es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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