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건설사 중 25개사 ‘울상‘… “재무구조 개선해야 장기경영 가능”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 아파트 브랜드 ‘에버빌’로 알려진 중견건설업체 현진이 30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마쳤다. 인수합병(M&A)이 아닌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졸업으로 향후 변제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같은날 대림산업 계열사인 고려개발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사업구조가 국내 도급공사 위주인 탓에 건설시장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결과다.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견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정상화 발판을 마련한 곳이 눈에 띈다. 반면 장기적인 시장침체와 반복되는 자금난으로 백기를 든 경우도 있다. 하루살이가 힘든 중견건설사들이 벼랑끝 심정으로 연말을 보내는 이유다.◆“고강도 재무구조가 열쇠”30일 법정관리를 마친 현진은 2009년 9월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 미분양 증가로 발생한 자금난이 이유였다. 하지만 현진은 법정관리 기간 동안 신규사업을 꾸준히 확보했다. 올해 예정된 변제분을 모두 털어내고 내년 변제분 역시 20% 가량을 미리 갚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지난 5월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한 경남기업 역시 재무구조 개선으로 시장에 복귀한 경우다. 우량 지분과 용지를 매각해 예상보다 1년 앞서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이수건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장기화로 접어든 부동산 상황을 감안해 주택사업 비중을 줄였다. 대신 토목,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비중을 늘려 집중 공략했다. 워크아웃 졸업당시 채권단은 “조기 경영정상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했다. 이수건설은 채권단으로부터 기존 채무에 대해 일정기간 채무상환을 추가 유예받는 선물까지 받았다.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견사들이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 유동성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채권단 도움을 받는 것은 일시적으로 결국 스스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워크아웃)이후에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언급했다.◆100대사 중 25개사 ‘휘청’반면 자금난을 이유로 법정관리행을 택한 건설사도 늘고 있다. 올해만하더라도 동양건설산업, 진흥기업, LIG건설, 범양건영, 동일토건, 신일건업, 임광토건 등이 이름을 올렸다. 30일에는 대림산업 계열사인 고려개발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PF만기 연장 지연과 선수금·미수금을 제때 받지 못한 영향이 크다.이로써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는 25개사로 늘었다. 4개 건설사 중 1개사가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셈이다.법정관리나 워크아웃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경우도 늘고 있다. LIG건설과 진흥기업은 대기업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신일건업 역시 워크아웃과 졸업을 반복하며 워크아웃을 경영난 위기의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을 받았다.하지만 워크아웃을 재기발판으로 활용하는 회사는 적지 않다.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A사 관계자는 “영업부분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하지만 (워크아웃으로) 채무유예와 금리조정으로 혜택을 보는 부분이 많다”며 “주택시장이 개선될때까지는 (채권단)보호를 받는 편이 낫다”고 털어놨다.한편 ‘패스트트랙’을 통해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 중인 곳도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를 받고 돈을 갚기 시작하면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절차가 조기종결돼 신용등급이 오를 경우 영업범위가 넓어져 정상적인 경영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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