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따라쟁이들 실속없네

SK컴즈 '네이트온톡', KT '올레톡' 가입자 안늘어...통신사 새 수익원으로 기대했지만 호응 없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카카오톡' 바람이 불면서 통신사, 제조사 등이 앞다퉈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출시 초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가입자가 늘지 않는 등 실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일부 메신저를 제외하고는 SK컴즈, KT 등의 모바일 메신저 가입자 수는 제자리걸음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SK컴즈가 SK텔레콤과 손잡고 만든 '네이트온톡'은 지난 7월 출시된 후 현재 스마트폰 다운로드 수가 350만건으로 가입자는 줄잡아 350만명이다.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된 지 일주일만에 다운로드 수 140만건을 기록했지만 이후 가입자가 거의 늘지 않는 상황이다. 연내 가입자 1000만명 돌파라는 목표 달성도 힘들게 됐다. KT의 '올레톡'은 지난 6월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가입자가 7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후 증가 속도가 줄고 있다. 올레톡의 가입자는 총 130만명이다.카카오톡 가입자가 3000만명, 마이피플이 1400만명이라는 것과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을 사용하는 대학생 권순헌(26)씨는 "다른 메신저는 쓰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가입해도 이야기할 친구가 많지 않다"며 "메신저를 여러 개 사용할 경우 데이터 사용 및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 부담만 된다"고 말했다.당초 통신사는 모바일 메신저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털 '다음'의 경우 모바일을 통해 접속하는 트래픽이 PC를 통해 접속하는 트래픽을 넘어설 정도로 사용자들은 PC 이상으로 스마트폰을 자주 쓴다. 특히 메신저 서비스는 가장 많이 쓰는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라 광고 효과가 크다. 카카오톡은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메신저 내에 '선물하기' 기능을 탑재해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통신사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그러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는 선점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뒤늦게 뛰어든 통신사는 별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분석이다.모바일 메신저 업체 관계자는 "사용자들은 보통 1개의 메신저만 사용하는 편"이라며 "선점으로 인한 '네트워크 이펙트(network effect·사람들을 연결해주는 효과)'가 워낙 강한 시장이라 차별화 요소가 없을 경우 기존 업체의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통신사들의 메시징 서비스는 차별화 요소도 없다는 지적이다.다른 모바일 메신저 업체 관계자는 "마이피플이 성공한 것은 카카오톡과는 달리 음성통화가 가능했기 때문이고 최근 '틱톡'이 성장 중인 것도 빠르다는 강점 덕분"이라며 "통신사의 모바일 메신저는 차별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업체가 개발한 서비스에 얹어가기 보다는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 힘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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