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이 '상금왕은 아니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는 장타 부문 147위의 '짤순이'

장타자 콘테스트에서 무려 4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샷을 날린 제이슨 주벡.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장타를 날리면 도대체 얼마나 유리할까?최근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도전하고 싶다"며 성(性)대결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내년 3월에 개최되는 푸에르토리코오픈 측에서 청야니를 초청했다. 물론 '흥행'을 위해서다. 하지만 청야니는 한발 물러섰다. "내년에는 일단 커리어그랜드슬램과 명예의 전당 입회자격을 갖추는 데 일단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청야니의 새로운 시도는 물론 '여자대회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자신감'이 출발점이지만 사실은 장타가 근간이다. 어렸을 때부터 남자 같은 외모로 오해를 받기도 했던 청야니는 팔자걸음에 아랫배가 처진 '아저씨 몸매'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적어도 20야드 이상 더 날아가는 장거리포가 주 무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드라이브 샷 평균비거리 부문 1위(269.2야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PGA투어에서는 최하위권에 속하는 기록이다. 왕년에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재미교포 미셸 위(21ㆍ한국명 위성미)가 남자 대회에 나섰다가 연거푸 '컷 오프'를 당하는 쓴 경험을 했다. 게다가 비거리와 정확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청야니 역시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86위(69%)다. 청야니는 그래서 '컴퓨터 아이언 샷'으로 이를 만회한다. 청야니 역시 여자 무대에서는 천하무적이지만 성(性)대결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실제 각각의 투어에서도 장타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먼저 장타자의 상금랭킹을 살펴보자. LPGA투어에서는 마리아 요르트(스웨덴ㆍ267.8야드)와 브리타니 린시컴(미국ㆍ267야드), 미셸 위(266.9야드), 리안 오툴(미국ㆍ264야드) 등이 소문난 장타자다. 이 가운데 상금랭킹 '톱 10'에 진입한 선수는 청야니와 브리타니 린시컴(6위) 뿐이다. PGA투어에서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올 시즌 상금왕을 차지했지만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147위(284.1야드)로 최하위권이다. 도널드는 대신 퍼팅 1위로 '짠물퍼팅'의 대가였다. 이를 토대로 평균타수도 1위(68.86타)다. PGA투어 최고의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ㆍ314.9야드)과 J.B.홈스(미국ㆍ318.4야드)는 반면 16위와 62위다. 그나마 더스틴 존슨(미국ㆍ314.2야드)이 상금랭킹 5위로 체면치레를 한 정도다. 국내 투어도 비슷한 양상이다. 올 시즌 상금여왕 등 '3관왕'에 오른 김하늘(23ㆍ비씨카드)의 비거리는 7위(249.83야드)다. 남자 무대는 일본 무대에 주력하고 있는 김경태(25)를 제외하고 상금랭킹 2, 3위 박상현(28)과 홍순상(30ㆍSK텔레콤)이 비거리 부문에서는 각각 33위(284.7야드)와 26위(285야드)에 그쳤다. 프로 세계에서는 장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한 셈이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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