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기업 영국 기업 매수나 사업장 허용이 유일 대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금융강국 영국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것 같다. 대기업이 없어 제조업을 신장시키려는 노력이 지장을 받고 있다고 자인했다.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발간한 최신호(11월26~12월2일자)에서 영국을 ‘거인들이 없는 땅’(No land of giant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인정했다.이코노미스트는 먼저 30년 전 마가렛 대처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는 영국 제조업 부문을 떠받쳤던 다수의 지주격인 대기업들을 없애 영국의 약점을 노출하고 공장들이 도산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고 꼬집었다.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현재 제조업은 유행을 타고 있으며, 빈스 케이블 경제산업부장관은 먼지와 쇠락을 연상시키는 한 산업을 쇄신하고, 영국 경제를 금융서비스에서 좀 더 가시적인 산업으로 균형을 다시 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 17일 연간 4000대의 고급차를 생산할 서리의 한 공장 개소식에 참여했다고도 전했다.아울러 인도 타타그룹 소유 재규어랜드로버는 매출과 수익이 오르고 있다며 울버햄튼에 새로운 엔진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그렇지만 영국 제조업은 그동안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1980년대초 약 600만명이 제조업부문에 종사했으나 오늘날은 겨우 250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레일랜드, GEC,ICI 등 과거 유명했던 기업들은 쪼개져 인수되거나 해체됐고, 제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에서 지금은 11%로 줄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그렇더라도 제조업 생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증가하고 있었다. 일본의 자동차업체 닛산과 혼다, 도요타가 공장을 열어 유럽에서 효율성의 선도기업이 되고 영국의 자동차 생산량을 연간 150만 대로 끌어올렸다. 이 생산량의 약 5분의 4는 수출되고 있다.게다가 제조업부문은 경제위기를 상대적으로 잘 견디고 있다. 제조업 부문 생산은 지난 해 3.5% 증가했고 올해는 경기둔화에도 2.6% 증가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파운드 약세로 수출이 늘고 있고 기업들은 대학의 인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경제의 균형을 다시 잡고 ‘공업 강국’ 영국의 지위를 되찾으려는 영국의 노력은 거인기업 즉 대기업 부족으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롤스로이스와 BAE시스템스를 제외하면 영국 자생의 대기업은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통탄했다. 이같은 ‘주계약’ 기업들은 종종 소기업 을 키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의 경우 중소기업인 미텔슈탄트(Mittelstand)는 통찰력과 복잡한 최종 제품의 부품생산업에 특화함으로써 성공했는데 이들 성공의 결정적 요인은, 다수의 소기업으로 이뤄진 공급사슬을 가진 독일 대기업의 존재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뮌헨과 바덴-비르템베르크, 로우어 작소니에서 성공한 중소기업들은 BMW,지멘스,다임러,폴크스바겐과 같은 대기업들이 견인해왔다. 독일은 250명 이상 고용한 기업이 영국보다 2배나 많고, 미국 또한 대기업인 제조업 고용에서 영국보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영국이 똑같은 혜택을 거두려면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해 영국내 약한 기업들을 사게 하거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대처 수상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영국에서 사업장을 열도록 하는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조언했다.외국인에 대한 개방성은 영국의 생명줄이 되고 있으며, 영국은 미국,프랑스에 이어 외국인투자총량(stock)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유로존 부채위기가 영국에 위험한 이유라고 지적했다.외국 제조업 기업들은 유럽 시장 접근 편의성 때문에 영국으로 몰려드는 데 유로 위기로 유럽연합이 보호주의에 굴복하고 영국이 밀려날 위험이 커지면서 영국은 역동적인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도약판이라기보다는 섬처럼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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