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기자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최근 안티에이징의 개념이 주거공간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항노화는 건강, 웰빙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주택과 인테리어, 생활가전 등에 조금 더 건강해지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되고 있다. 한옥, 황토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주택들이 관심을 모으고 건강의자나 안마기 제품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결국은 노화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흐름으로 읽는 이유다. 안티에이징과 관련된 주거 환경 트렌드를 소개한다. “한옥에 살면 감기도 안 걸리고 가습기 효과도 있어 피부가 촉촉해져 젊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서울시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북촌 한옥체험관 중 하나인 봉산게스트하우스 주인인 조우희씨는 한옥에서 살게 된 지난 1년 반 건강한 생활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40대인 그는 이곳 한옥에 오기 전 까지 10여 년간 아파트 생활을 했다. 아파트 생활을 할 때 그는 자주 두통에 시달리곤 했다. 감기에도 자주 걸려 늘 가습기도 틀어놔야 했다. 그러나 한옥으로 이사 온 뒤론 두통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통풍과 습도조절이 잘 돼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 조씨는 “한옥이 온돌이라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집안에 먼지도 적어 건강에 좋은 것 같다”며 “건강에 좋으니 당연히 노화도 덜 되는 것 아니겠냐”며 한옥의 장점을 설명했다. 한옥의 건강 효과에 대한 예찬은 비단 조씨만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옥을 체험한 사람들이나 전문가들 역시 한결같이 “한옥이 건강에 좋다”고 입을 모은다. 한옥과 안티에이징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된 연구 결과가 없어 콕 집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한옥이 건강에 좋기 때문에 노화 방지에도 조금의 영향은 있지 않겠나”하는 반응이다. 전통한옥에 관심을 갖고 현재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명상센터인 ‘깊은 산속 옹달샘’ 건설을 맡고 있는 건축디자이너 최호근씨는 “한옥은 흙과 돌, 볏짚, 숯 등 천연소재를 사용해 집을 짓는 만큼 시멘트로 짓는 집보다 건강에 미치는 유해성이 덜 할 것”이라며 “단열과 보습에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가평의 현암한옥연구소 관계자는 “한옥의 흙과 돌로 만들어진 벽들이 숨을 쉬고 창도 한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기 순환이 좋아 아토피나 폐질환 등에 효과가 있고 구들은 허리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또한 한옥의 개방적인 구조로 인해 밖으로 나가면 맑은 공기를 쐴 수 있고 활동성도 더 많기 때문에 건강에 유익함이 더 많다는 설명이다.황토집.
그는 “매일 맑은 공기를 쐬고 많이 움직이는데 노화가 올 수 있겠느냐”며 “노화는 산소와 관련이 있는데 밀폐된 곳에 사는 사람과 열린 공간에 사는 사람 중 누가 더 피부가 좋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친환경 소재 사용 황토집·돔 하우스도 인기최근 전원생활과 웰빙 바람이 불면서 친환경 주택으로 주목받고 있는 황토집이나 돔 하우스의 경우도 관계자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서울 방배동의 고기황 황토명가 대표는 “황토로 집을 지으면 공기정화의 효과가 있고 난방을 할 경우 원적외선 효과가 있어 기가 활성화 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노화를 막아준다는 것은 확실한 근거가 없어 안티에이징과 관련지어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건강을 촉진시킨다는 측면에서 건강한 주거 환경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우리나라는 주택에 대해 아직 투자의 개념으로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어 건강과 주택을 연결시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듯하다”며 “주 고객층은 건강을 챙기고 어릴 적 향수를 느끼기 위해 고향이나 시골로 내려가 전원주택을 마련하려는 은퇴자들이나 아토피에 시달리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돔 하우스는 여수 해상펜션과 탤런트 노주현씨가 미리내에서 별장으로 지으면서 알려진 신개념 주거공간이다. 프레임이 없는 무골조 구조물로 몇 개의 패널로만 짓는다. 저렴한 비용과 간편한 조립, 해체, 뛰어난 열효율 등이 장점으로 지자체 축제 등 행사장, 청소년 캠핑장, 주말농장, 전원주택, 펜션 및 리조트 등 다용도로 활용된다. 돔 하우스는 최근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주택들이 인기를 끄는 현상과 맞물려 돔 내부에도 친환경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친환경 주거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평형은 1개동 당 최대 29.2㎡(9평)까지 가능하며 제품에 따라 여러 개 동을 연결할 수 있다. 가격대는 구조물 자체는 1000만원이고 마루 및 난방 설치, 내부바닥 공사, 조명 설비 등 추가 사항에 따라 평균 2500만원 정도가 든다. 서울 서초구에서 옴니돔하우스를 취급하는 서성진 휴먼앤스페이스 돔하우스 대표는 “돔 하우스, 집 자체가 안티에이징에 효과가 있다는 건 입증된 바 없어 집이 건강에 좋다고 단언할 순 없다”며 “구조적으로 돔 형태의 내부 공간이 엄마 뱃속처럼 아늑한 느낌을 주고 가끔 기 수련자들 사이에서 기가 잘 모인다고 해서 문의는 들어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내 인테리어 시 몸에 좋은 소재로 사용할 수 있기는 하다”며 “일본 북해도 해양에서 나오는 규조토를 페인트 대신 바르거나 황토, 소금 등을 주로 사용한다”고 덧붙였다.이웃 일본선 안티에이징 아파트까지 등장노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돔 하우스로는 일본 아소팜랜드 돔 하우스가 있다. 이 돔 하우스 자재는 175mm의 특수 발포 폴리스틸렌 자재로 제작 과정에서 항산화 용액을 투여해 활성산소를 억제시킨 자재다. 이에 따라 기존 건축물의 한계인 새집 증후군과 노화 방지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소팸랜드 돔 하우스 자재인 발포 폴리스틸렌은 소재 자체가 공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보온성, 보습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업체 측 얘기다. 이처럼 일본은 이미 주거환경에서 안티에이징 요소를 도입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테마형 아파트를 주로 공급해 왔던 일본의 한 부동산 개발 회사는 지난해 말 오사카 시내에 ‘안티에이징 아파트’를 선보였다. 이 아파트에는 친환경식 일본식 바닥재인 다다미가 깔려 있고 거실의 한쪽에는 6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는 라돈 족탕이 마련돼 있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라돈 족탕엔 바닥에 라듐 광석이 깔려 있고 온수를 넣으면 저방사선 라돈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현관에는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붉은 발광다이오드(LED)가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침대 머리맡 송풍구에서 고농도 산소가 흘러나와 피로를 해소한다. 이 아파트 내부에는 욕실과 화장실에도 다양한 안티에이징 시설이 설치됐는데 욕탕엔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돕는 이산화탄소가 함유된 탄산 광천수가 흐르고 욕실엔 증기사우나 시설도 갖추고 있다. 화장실엔 어깨 결림에 좋은 극초단파 장비도 설치됐다. 현재 이곳은 아파트를 직접 설계한 후지타 다쿠미 아키라와 사장이 직접 거주하며 항노화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참살이’ 트렌드 접목한 가구·생활가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