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세, 득보다 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버핏세(부유세) 도입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23일 재정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버핏세 도입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원래 자본 이득에 대한 과세에서 출발한 논의가 우리나라에 와서는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문제로 약간 바뀌어 전개되고 있다"며 "당초 감세하기로 했던 소득세를 당정이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를 했는데, (다시)증세 쪽으로 논의가 가게 되는 건 너무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워 투자도 늘려야 하고, 일자리가 아쉬운 상황에서 저축률은 차츰 낮아지고, 사회보험료 등의 최고구간 요율은 계속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모색하는 건 득보다 실이 크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는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언급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홍 대표는 22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국가전략포럼에서 "(과세표준액 기준) 8800만원 버는 사람과 100억원 버는 사람이 같은 세금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해 돈 더 버는 사람은 세금을 더 낼 수 있도록 소득세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전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 장관은 "오늘 열린 FTA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도 비준 동의안이 어렵게 통과된 만큼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과실이 온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결연한 분위기였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항은 최대한 존중해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13일쯤 발표할 '2012년 경제정책방향'의 기본 틀을 묻자 "안정 속의 성장"을 꾀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다만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되 세계 경제가 급격히 나빠져 다시 침체될 위기가 온다면, 그 때는 정책기조를 달리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내년 거시경제정책의 전제가 될 성장률 전망치는 "(3%후반에 몰려있는)민관 연구기관들의 내년도 전망치를 존중해 최대한 현실과 근접한 전망치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회가 심사 중인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는 "상임위를 거치며 10조8000억원 규모의 순증 요구가 있었지만, 재정 원칙과 방향에 맞는 것은 반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최대한 증액을 억제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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