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어긴 '연세大 송도캠'···인천시 뿔났다
연세대 송도캠퍼스 내 한 건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연세대가 지금 인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 아니냐?"지난 22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나온 질타였다. 인천시가 6000여 억 원을 들여 송도캠퍼스를 조성해 줬지만 연세대가 약속했던 단과대 정규 학부 과정 이전 등을 지키지 않아 '유령 캠퍼스'로 전락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이날 시의회에서 제기된 연세대의 '약속 미이행' 사항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연세대는 지난 2006년 1월 인천시와 송도캠퍼스 조성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학생 수 1만 명 내외를 유치하도록 노력한다고 약속했다가, 추후 1만 명 중 우선 5000명을 우선 유치하겠다는 약속으로 변경됐다. 연세대는 특히 2009년 약대 신설과 관련해 인천 지역 대학 몫으로 25명의 정원을 따내면서 인천시의회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2011년 1단계 완공과 함께 학위 과정 학생 5000명 유치를 재차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위 과정 학생은 480명에 불과하다. 2012년 730명, 2013년 1000명 등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연세대 학부 1학년 학생 전원을 송도에서 교육시키고 2학년부터 신촌 본교로 등교시킨다는 계획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천시와 연세대는 송도국제도시 캠퍼스에 '세브란스국제병원'을 설립하기로 약속했다.
연세대는 또 송도국제도시내 대학병원 설립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연세대는 2010년 9월28일 인천시와 협약을 체결해 송도국제도시에 연세세브란스병원을 설립하겠다고 했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송도캠퍼스 부지의 일부 용도 변경까지 허용했다. 송도국제도시에 질 높은 의료기관이 없어 외국인 정주 요건 조성에 차질이 있는 상황에서 대학 병원을 지을 경우 송도 개발에 큰 호재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연세대는 그동안 전혀 병원을 지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최근 인천시의회에 "신천암센터, 용인 동백병원 건립 동시 추진에 따른 재정부담으로 사업 추진이 장기 지연될 것 같다"며 양해해달라고 통보했다. 연세대가 병원 설립을 미루는 이유는 송도에 영리 병원 설립이 허용될 때를 기다려 영리 병원을 차리기 위해서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영홍 인천시의원은 "연세대가 병원 건립 약속 1년 만에 예산이 없어 못 짓겠다고 한다. 일각에선 영리 병원을 노린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 연세대가 인천 시민들을 희롱하는 것이냐"라며 "인천을 무시하고 있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는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와중에 답변을 하던 이종철 인천경제청장이 사실과 다른 동문서답식 엉뚱한 답변을 해 질책을 받기도 했다. 연세대 출신인 이 청장은 2011년 1단계 사업 완공이란 대목에서 "공사가 완공된다는 것만 의미한다"며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 오히려 사업 지체를 인허가 지연 등 인천시가 잘못했다고 하거나 "현 시점에서 특별히 협약 위반이라고 질책할 만한 점이 없다"는 식으로 연세대를 옹호했다. 이러자 옆에 있던 오홍식 인천경제청 차장이 대신 답변에 나서 분위기를 식히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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