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성과급 쪽박' 확 늘었다

작년과 달리 성과급 잔치 없을 듯업종별 기업 실적 희비 극명히 엇갈려같은 계열사라도 대박 터진 쪽은 표정관리[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 1.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요즘 싱글벙글이다. 갤럭시S II의 선풍적인 인기로 지난 3ㆍ4분기 회사의 '깜짝 실적'을 이끈 주역이라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 여기에 연초 수립한 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여 내년 초 성과급 '대박'이 확실하다는 얘기를 나누면서 사내 웃음꽃 만발이다.# 2.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았던 대형 항공사 및 일부 해운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유가와 환율, 시황, 자연 재해 등 각종 악재 변수가 터지면서 1년 만에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적자난을 겪고 있어서다. 더욱이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있어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면서 성과급은 기대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 따른 성과급 '대박'을 터뜨렸던 대기업 임직원들의 표정이 올 들어서는 극과 극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업체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대기업을 겨눈 당국의 사정 칼날이 예년보다 매서워 직격탄을 입은 일부 사업장은 힘겨운 연말연시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11일 재계에 따르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연말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많은 성과급이 기대되는 곳은 단연 통신 부문이다.스마트폰 호조로 3분기 삼성전자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통신 부문은 초과이익분배금(PS) 최대치인 50% 지급이 무난해 보인다. 삼성전자 무선통신사업부 직원은 "통상 2월 초 받는 PS에 대해 50% 지급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올해 '갤투'가 예상보다 더 팔려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좋다"고 전했다.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글로벌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낸 반도체 부문도 통신 부문에 버금가는 성과급이 예상된다. 디지털미디어 부문 역시 일정 부분의 성과급은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적자를 낸 디스플레이 부문의 성과급 여부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성과급을 거론하기) 이른 감은 있지만 실적이 좋은 통신이나 반도체는 성과급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며 "디스플레이가 적자지만 작년의 경우 못 받은 사람이 없었던 만큼 최소한의 성과급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삼성전자의 성과급은 PS와 생산성격려금(PI) 두 가지. PS는 사업부별로 연초 수립한 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20% 한도에서 직원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된다. PI는 기본급의 100%까지 2차례 나눠서 전달한다.3분기 대규모 적자 수렁에 빠진 LG전자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LG전자 관계자는 "성과급은커녕 연말 인사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꾸준히 실적을 내는 일부 계열사도 특별한 성과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LG전자 외에도 연말을 앞둔 국내 대기업들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무거운 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항공 및 해운 업계는 온갖 외부 변수에 허덕이며 1년 만에 적자 경영으로 돌아섰다.한진해운 관계자는 "작년의 축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다"면서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올 연말 성과급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내년 사업 계획 수립 중인데 고려할 변수가 더욱 많아졌다"며 "올해 비행기 도입 등 신규 투자가 많았기 때문에 작년만큼의 성과급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정유·석유화학 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유가로 인해 정유 부문 실적이 저조한 데다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예년 수준의 성과급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회사 내외적인 악재도 영향을 주고 있다. SK그룹은 연말을 앞두고 검찰 사정권에 들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금 내부적으로 성과급을 입에 올릴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가 올해 안에 끝날 지부터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복수의 정유사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주유소 대책을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업계와 정부 간 갈등이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라며 "가뜩이나 업계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아 성과급 얘기는 꺼내지도 못 한다"고 전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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