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중동의 미친개'라 불리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가 결국 생포됐다. 20일 알자지라 텔레비전은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서 그를 생포했다고 보도했다. 생포된 카다피는 두 다리를 다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현지 군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매우 위독(seriously wounded)하다"고 전했다.카다피는 1969년 27세의 나이에 자신의 사관학교 동료·후배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왕정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았다. 인민 직접민주제를 구상한 <그린북>을 내놓고 이를 이슬람 경전 코란에 견주기까지 했지만, 실상 리비아는 헌법도 없는 독재국가였다. 특히 그는 갖가지 기행으로 국제 사회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카다피는 외국 방문 때 호텔을 마다하고 텐트 생활을 하곤 했다. 2009년 유엔총회 연설 때도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텐트를 설치해 숙소로 쓰려다 했으나 거절당했다. 카다피의 여성 경호원들은 가는 곳마다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아마조네스’로도 불린 여성 경호원들은 무술 유단자로, 두건과 선글라스를 쓴 군복 차림으로 자동소총을 들고 다니며 카다피를 쫓아 다녔다.그는 이탈리아 테러조직 ‘붉은 여단’을 지원했고,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팬암 여객기 폭파와 니제르 사막 상공의 프랑스 여객기 폭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억눌려왔던 리비아 민중의 분노는 올해 초 아랍 민주화를 계기로 폭발했다. 리비아 반군은 과거 카다피가 몰아냈던 서방과 손잡고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고, 마침내 그를 사로잡았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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