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일명 '볼커 룰'의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행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서스쿼해나 파이낸셜 그룹의 데이비드 힐더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볼커 룰과 연관된 비용을 면하기 위해 은행 지주회사 지위 포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볼커룰은 은행의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한 거래가 금융위기를 일으킨 원인으로 보고 은행의 자기자본 거래나 헤지펀드, 사모펀드와 연계된 거래에 대한 제한을 두기 위한 것이다. 리스크가 큰 거래에 대한 비용 부담을 늘려 이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미 금융 규제당국은 지난해부터 볼커룰에 대한 논의를 거듭해왔으며 전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관(OOC),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4개 기관은 298페이지 분량의 볼커룰 초안을 공개했다. 힐더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입장에서는 비용은 늘고 수익성은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 지위를 포기하면서 볼커룰의 규제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규제당국이 은행에 대한 상당한 새로운 규제 부담을 제시했다"며 "지금 제안된 형태에 가깝게 볼커룰이 채택된다면 은행들에 상당한 추가 비용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증권회사였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2008년 9월 대형 증권사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은행 지주회사로 형태를 바꿨다. 당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증권사라는 지위 때문에 당시 은행에만 개방됐던 FRB의 재할인 창구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요컨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규제를 무릎쓰고 은행 지주회사를 선택한 것이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비니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볼커룰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던 지난해 1월21일에 골드만삭스가 연방 정부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은행이 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KBW의 데이비드 콘래드 애널리스트는 힐더와 달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지주회사의 지위를 변경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 지위를 포기하려고 하면 미 의회는 볼커률 규정을 고쳐서라도 이들 은행을 규제하려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골드만삭스 파트너였던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의 로이 스미스 교수는 "규제와 자본 규정의 증가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일부 '크라운 주얼(Crown Jewel,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부나 자회사)' 사업을 분할해야만 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자본 거래 사업부 등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회사나 헤지펀드 등으로 옮길 수도 있다며 따라서 은행 입장에서는 인력 유출을 막고 사업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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