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은 어디로 가나 - ② 채널A 편

<div class="blockquote">올 12월 개국을 앞둔 4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앙일보가 최대주주인 jTBC, 조선일보가 최대주주인 TV 조선과 동아일보가 최대주주인 채널A, 매일경제가 최대주주인 MBN 등은 현재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및 방송사의 전략을 공개하거나 드라마의 경우 이미 촬영에 돌입하기도 했다. 종편 개국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이 공존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종편 선정을 둘러싼 미디어법 개정 과정의 위법성은 지금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종편은 분명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이 채널들이 어떤 방향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채널의 핵심 경쟁력인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각 종편의 전략을 짚어봤다. 또한 종편은 아니지만 케이블 업계의 최강자이자 최근 지상파 예능 PD를 대거 영입하며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CJ E&M의 전략도 함께 살펴봤다. 두 번째 순서는 채널A다.
동아일보가 최대주주인 채널A가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다양함 그 자체가 초점을 맞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 드라마부터 장르물, 여성드라마, 시대극까지 고루 배치 돼 있다. 12월 1일 개국과 동시에 가장 먼저 시작할 드라마인 특별기획 <천상의 화원>은 강원도 산골을 배경으로 최불암과 유호정,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준 김새론이 출연한다. 채널A 경영전략실 관계자는 “채널A는 기본적으로 가슴이 훈훈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기존 방송과 차별점을 두려고 한다. <천상의 화원>도 ‘막장’ 요소가 없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라고 말할 만큼 따뜻한 분위기를 앞세운다. 시청률은 높지만 자극적인 소재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른바 ‘막장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실력과 미모를 내세우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여자가 일과 사랑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그린다는 <컬러 오브 우먼>은 2,30대 여성들을 끌어들일 트렌디 드라마다. 여기에 지상파와 개국에 걸맞는 이른바 ‘대작’ 드라마도 내년 초 방송 준비중이다. <타임슬립 닥터 진>은 21세기 의학 지식을 가진 의사가 19세기 말에 활동한다는 설정으로 판타지적인 요소를 내세운 작품으로, 소재의 특성상 지상파에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다루면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역시 내년 초 방송 예정인 <인간 박정희>(가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경영전략실 관계자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50부작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담아내는 만큼 대작의 느낌으로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그 평가에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다는 점에서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가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통해 당장 채널의 색깔을 보여주기 보다는 지상파에 밀리지 않는, 또다른 지상파 방송 같은 느낌을 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예능 역시 형식보다 시청자에게 이미 친근하고 진행 능력이 입증된 MC를 내세운다. 시청자 집에 직접 방문해 퀴즈 대결을 벌이고 시청자의 낡은 가전제품을 최신 제품으로 바꿔주는 물물교환 프로그램 <이수근의 바꿔드립니다>의 이수근, 마술사와 연예인이 마술 경연을 펼치는 <스토리텔링 매직쇼>의 신동엽, <글로벌 한식토크 쇼킹>의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등 인지도 높은 MC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군인들이 노래 경연을 펼치고 애인들이 발랄한 끼를 보여준다는 <전군노래자랑>은 이영자가 MC를 맡게 됐다. 포맷과 MC모두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MC의 캐스팅 소식이 부각되는 것 역시 jTBC가 예능 PD들의 스카웃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또다른 접근방식이다. 안정적이고 익숙한 프로그램의 편성과 스타 캐스팅, 특히 개국 드라마로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편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전략은 지상파와 차별화를 두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만큼 채널 A는 무엇보다 콘텐츠의 재미가 다른 종편은 물론 지상파와 비교해 우위를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 A는 종편 역시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할까.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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