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황은 미국 금융위기와 유사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최대 채권투자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연합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전했다.에리언 CEO는 뉴욕의 한 행사에 참석해 블룸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ECB는 경로를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ECB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올들어 기준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해 1.5%를 유지하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총재는 지난달 29일 유럽의회 보고에서 유로지역 성장이 둔화된 이후 물가 상승 리스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에리언CEO는 “유럽이 나머지 세계를 경기침체로 끌고 들어갈 위험이 ‘분명하게’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의 경기위축 가능성을 33~50%로 제시했다.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의 성장률은 1분기 0.8%에서 2분기에 0.2%로 둔화됐다. 이는 유럽의 경제기관차 독일의 성장률이 거의 정지된 데다 유럽의 국가부채 위기가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준 탓이다.에리언은 유럽의 금융소요를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다 비유하고 2009년 그리스 재정에 관한 의문들로써 경제의 자그마한 부분에서 생긴 골칫거리들이 다른 곳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스페인의 5년물 국채 가격은 1일 입찰에서 수요감소로 나흘째 하락하면서 부채위기 저지를 위한 ECB의 국채매입이 시장을 떠받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를 자아냈다.각국 정부로부터 국채를 직접매입하는 게 금지돼 있는 ECB는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차입금리를 억제해왔다. 부채위기 전염으로 이들 두 나라의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한달 전 사상 최고치로 오르기도 했다.에리언은 “중앙은행이 대차대조표에 이들 채권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는 탓에 해결책의 일부에서 문제의 일부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고 “ECB는 아마도 증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현재까지 유럽 부채위기를 막기위해 투입된 구제금융자금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에 대한 공식 대출금 3650억 유로(미화 5180억 달러), 4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기금, ECB의 채권매입 등이 있다.이런 자금이 투입하고서도 유럽 부채위기를 잠재우지 못함에 따라 기업과 가계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유럽집행위원회의 기업 및 소비자 심리지수는 103에서 지난달 98.3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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