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받고 잘린 뒤...비리 면직자 37% 재취업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 대전시 한 구청 건축과에서 건축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건축사 사무소로부터 1500만원의 뇌물을 받아 파면됐다. A씨는 현재 이 건축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다.#2 부산시의 한 구청 건축과에서 근무하면서 건축사사무소로부터 3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해 면직된 뒤, 이 건축사사무소에 재취업했다.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가 최근 5년간 공공기관에서 부패행위로 면직된 공직자 1612명의 재취업 실태를 점검한 결과 37%인 595명이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권익위법에 따라 자본금 50억원과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업무관련 업체에 취업하는 것만 제한하면서 작은 규모의 업체에 취업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권익위의 설명이다.이에 따라 권익위는 면직자가 뇌물이나 향응을 제공한 업체에 취업한 경우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취업이 금지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권익위는 "향후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런 편법행위가 차단돼 비위면직자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점검에선 재취업할 수 없는 기관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8명에나 달했다. 강원도의 한 대학에서 부교수로 근무하면서 납품계약 금액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50여회에 걸쳐 9400만원을 가로챈 A교수는 해임 뒤 이 대학의 전임강사로 취업했다. 경남의 한 지자체 경리계장이던 B씨는 특정업체와 계약하기 위해 171건의 계약정보를 사전에 유출시켜 형사처벌을 받았다. B씨는 현재 이 지자체 산하 개발공사에서 재직 중이다. 권익위는 취업제한규정 위반자 2명에 대해 해당 기관에 즉시 해임을 요구하는 한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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