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
영화 <석양의 무법자>의 유명한 장면.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 반 클리프, 엘리 웰라치가 서로에게 총을 겨우는 장면에 음악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팽팽한 긴장감을 생생하게 살려 낸 엔니오 모리꼬네의 스코어가 없었다면, 이 아름다운 장면은 지금처럼 회자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배우들의 몸짓과 눈빛, 인상적인 대사 뿐 아니라 귓가를 떠나지 않는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들이 있다. 올해로 여섯 해를 맞은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는 영화의 아름다움에 정점을 찍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음악에 주목하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체계적인 실무 교육을 위해 캠프형 커리큘럼으로 바뀐 지 올해로 3년. 연세대학교 영상음악전문과정과의 협력을 통해 현역 영화감독, 음악감독과 함께 영화음악 제작과정의 전문 교육과 실습이 영화제 기간, 6박 7일 동안 진행된다. <H3>“음악은 대사, 음향효과와 함께 영화 속 소리 요소의 3분의 1”</H3>첫날인 11일 오후 4시, 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에서 열린 ‘영화음악사’ 강의는 영화 <올드 보이>, <아저씨> 등을 작업한 심현정 음악감독이 맡았다.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환타지아>, 그리고 전문 영화음악가라는 직업이 등장했던 시기의 작품 <하이눈>, 영화음악사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싸이코> 등의 고전을 텍스트로 삼은 강의는 영화음악의 변천사와 역할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13일 오후 1시 반에는 이란 영화음악감독 페이만 야즈다니안의 특강이 있었다. 그는 “영상이 음악을 필요로 할 때만 음악을 사용했으면 좋겠다. 음악은 대사, 음향효과와 함께 영화 속 소리 요소의 3분의 1이다”라는 지론을 밝혔다.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는 음악감독 김준석(영화 <과속 스캔들>, <써니>), 방준석(영화 <고고70>, <님은 먼 곳에>) 등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감독들이 강사로 참여해 실제 작업 과정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강사는 수강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멘토로서 돈독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김준성 마케팅 팀장에 따르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처음에는 빡빡한 일정이 버겁다고 토로하던 이들도 끝날 즈음엔 왜 이렇게 짧냐고 아쉬워 한다”고. 오늘 이 강의실에서, 영화사에 남을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 낼 미래의 영화음악가가 자라고 있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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