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 화재, 대전 중소기업이 해결했다

[이사람] 도태환 대신에너지 대표, 발전기 과부하 해결…영구자석 분리방식, 특허 획득

발전기의 자석 축이 자동으로 빠져나오도록 설계된 발전기를 설명하는 도태환 대신에너지 대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지난해 10월 25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 2호기에서 불이 나 상부 대부분이 불에 탔고, 기둥의 중간 부분이 부러지면서 옆에 있던 육상양식단지를 덮쳐 건물 일부가 부서지는 피해가 났다.이 화재의 원인은 회전날개의 각도를 제어해 속도를 조절하는 ‘공력 브레이크(Air Break)’가 오래돼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한국기계연구원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풍력발전기의 회전날개는 통상 분당 35번 돌게 설계돼 있지만 사고 당시엔 적어도 분당 60번 이상 회전한 것으로 나타났다.회전날개가 돌아 전기를 발생하는 풍력발전기의 가장 큰 문제가 너무 빨리 돌면 발전기에 과부하가 걸려 불이 날수 있다는 점이다.제주 행원풍력발전기의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년간 보고된 사고 915건 중 회전날개 파손, 화재, 구조적 파괴 순으로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았다.

행원 풍력발전기 화재 모습.

이런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발전기 시스템이 대전의 한 중소기업에서 만들어 화제다. 대전 대덕구에 자리한 대신에너지의 도태환(47) 대표가 특허 출원(10-099016호, 기전력 안정과 영구자석 발전기)한 발전기는 회전날개가 빨리 돌 경우 발전기의 자석이 발전기 내부 코일에서 빠져나와 전기 생산이 멈추게 설계됐다. 풍력발전기는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날개가 한 번 회전하면 발전기는 수십회 돌아 발전을 하게 돼 있다. 회전날개가 빨리 돌면 돌수록 발전기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이를 버티지 못한 발전기 내부에서 불이날 수 있다. 도 대표가 개발한 발전기는 발전기 가운데 있는 자석이 적정한 회전수를 넘을 경우 회전축이 빠지면서 과부하를 막도록 했다.도 대표는 “풍력발전기 화재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전 세계의 풍력발전기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도태환 대표가 발명한 발전기 모습. 오른쪽 제품은 실용신안을 받은 제품으로, 자석 사이에 코일이 감겨 있어 전기 발생이 쉽도록 했다.

발전기를 30년 넘게 연구해 온 그의 형 영환(50)씨와 함께 개발한 발전기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전테크노파크와 발명진흥회 등에서 자금을 받아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다.대전 엑스포전시장에 전기 발생 모형을 제작해 납품할 정도로 발전기 개발 부문에선 웬만한 대기업의 기술을 앞질렀다는 게 도 대표의 말이다.그는 “발전기가 좋아 계속 연구를 해왔고 몇 가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발전기 아이템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며 “국내 최고의 발전기 제작 업체로 발돋움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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