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급한데..계속되는 폭염에 건설현장 '비상'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건설현장이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장마가 오랜 기간 지속된 데다 장마 이후에는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설현장에서는 당초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는 등 공정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고 있는 A건설업체는 내년 1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 데 최근 한달 간 일정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불볕 더위에 따른 작업자들의 건강을 우려,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공사를 중단해야 했다. 또 오후 4시까지는 철근 공사도 하지 못하고 있다. 태양열로 달궈진 철근으로 인한 화상 사고를 우려해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기(공사기간)를 지켜야 하는데, 폭염으로 작업 시간이 줄어 난감하다"며 "그렇다고 작업자들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공정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착공, 현재 골조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 B아파트의 경우 지하 2층의 골조 공사를 마무리해야할 시기이지만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토목 건설현장은 사태가 더 심각하다. 오는 내년 초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 충북의 한 도로공사 현장의 경우 공기를 한달 정도 늦춰야 할 처지다.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한낮에는 작업을 제대로 못해 1일 목표량의 60% 정도의 공정에 그치고 있어서다. B건설현장의 한 담당 소장은 "전쟁이나 폭동 등이 아니면 발주처에서 시공사의 사정을 이해해주지 않는"며 "천재지변으로 인한 문제이다보니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답답해 했다. 한편 계속되는 폭염은 건설 현장의 근로 행태도 바꿔놓고 있다. 더워지기 전인 오전 7시부터 작업을 시작하고, 대신 하루 중 가장 더운 12시부터 2시까지 쉬는 곳이 대부분이다. 근로자들이 야외에서 장시간 근무할 때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아이스조끼)와 아이스 머플러를 착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안전모 내피에 땀 흡수대를 부착하는 것은 필수다. 한 시간에 한 번씩은 현장 사무실에 들러 얼음물과 알약 형태로 된 식염포도당을 섭취하는 현장도 적지 않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작업자의 탈수를 막기 위해 얼음물이나 수박화채 등을 제공하고 샤워시설에서 샤워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낸다"며 "그늘을 만들기 위해 작업장에 텐트(쿨링센터)를 설치는 것도 흔한 풍경"이라고 말했다.조철현 기자 cho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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