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마 미워'… 밥상 물가 高高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긴 장마에 복숭아·수박은 물러 터지고, 상추·고추밭도 물바다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집중호우로 농작물 총 재배면적의 2%에 이르는 4만4300ha(헥타르)가 침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마 뒤엔 곧 태풍. 고온다습한 환경에 과일·채소밭에 돌림병이 돌까 농심은 멍들어간다. 병충해에 낙과 피해로 물가가 오르면 평년보다 보름 정도 이른 추석(9월12일)을 어떻게 나야할지 서민들의 한숨도 깊다.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밥상 물가가 한 마디로 비상이다. 채소와 과일의 공급량이 달려 시세는 크게 들썩이고 있다. 장마가 시작된 6월 22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1만원씩에 팔리던 적상추 4㎏ 한 상자는 이달 14일 3만원으로 세 배나 값이 뛰었다. 긴 장마가 이어지자 해를 못봐 수확이 시원치 않았다. 지난해 가을 물가 불안의 단초가 됐던 배추 값도 급등했다. 7월 상순 배추(상품·10kg) 도매가는 3290원으로 6월 하순보다 52%나 올랐다. 장마와 집중호우로 출하를 앞둔 준고랭지 배추의 출하량이 줄어서다. 다른 채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유종인 다다기 오이는 3개들이 한 봉지에 2410원으로 한 주 전(1190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졌다. 같은 기간 무는 1100원에서 1580원으로 43.6%, 대파 1단은 1180원에서 1650원으로 39.8% 값이 올랐다. 5000원 아래에서 거래되던 3㎏ 남짓 배추 3포기는 이제 6250원을 줘야 산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깻잎(2㎏) 도매가는 한 주 만에 1만3000원에서 2만2400원으로 72.3% 폭등했다.과일 값도 크게 올랐다. 가뜩이나 수확량이 부족한데다 14일 초복 수요가 몰리면서 8kg짜리 수박 1통은 1만8900원까지 값이 뛰었다. 1주일만에 2000원이 올랐다. 출하를 앞둔 사과와 복숭아도 수해를 입어 상품(上品) 구경하기가 어렵다. 이러다간 제삿상에 올릴 과일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재정부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15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통해 "중부지방 등에 집중호우가 이어져 그간 안정세를 보여온 농산물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며 "아직 상추나 시금치 등 일부 품목을 빼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농산물 수급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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