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4년 10개월여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브라이언트는 14일 오후 12시 30분 개인항공기를 통해 필리핀을 거쳐 김포공항에 입국했다. 입국 게이트에서 200여명의 팬들로부터 환영을 받은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눈 뒤 “환영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브라이언트는 LA 레이커스의 간판스타다. 1996~1997시즌부터 코트를 누비며 팀을 다섯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빼어난 득점력으로 데뷔 때부터 ‘득점 기계’로 불렸다. 지난 시즌까지 15년간 1,103경기를 뛰며 경기당 평균 25.4득점을 기록했다. 2006년 1월 22일 토론토와의 홈경기에서는 무려 81점을 성공시키며 NBA 통산 한 경기 최다득점 2위에 오르기도 했다. 1위는 1962년 윌트 채임벌린이 달성한 100점이다. 한국을 찾은 건 4년 10개월여 만이다. 브라이언트는 2006년 9월 한국에서 농구 클리닉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입국의 목적 또한 다르지 않다. 나이키가 마련한 아시아지역 투어의 일환으로 고교생, 대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열었다. 그 교육의 장은 고려대 화정체육관이었다. 앞서 삼대삼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비롯해 다양한 기술을 전파했다. 제시한 훈련은 재치가 넘치면서도 혹독했다. 두 명의 선수를 지목해 풀 코트에서의 일대일 경기를 요구하는 한편 단거리 러닝을 통해 체력 증진을 꾀했다. 선수들이 지친 모습을 내비치자 그는 “나는 지금껏 일대일 경기를 늘 풀 코트에서 해왔다”며 “이 정도쯤은 해내야 한다”고 재촉했다. 중학생 선수들과의 일대일 경기에 나서기 전에는 신발 끈을 다시 묶고 걸쳤던 T셔츠를 벗으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중학생 선수가 영어로 “당신은 패배자”라고 말하자 어깨를 들썩거리는 등 재미난 동작을 보이기도 했다.한편 브라이언트는 한국에서 하루를 더 머문 뒤 15일 중국으로 출국한다.다음은 코비 브라이언트와의 일문일답
그간 다섯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얼마나 더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나.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우승 트로피는 많을수록 좋다. 직장폐쇄가 장기화된다면 어떤 리그에서 뛰고 싶나.(관중들이 ‘한국프로농구(KBL)’라고 외치자 웃으며)KBL.아버지인 조 브라이언트가 최근 LA 스파크스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아버지에게 받은 가장 큰 가르침이 있다면. ‘나를 믿어라’다. 그 말을 실천하면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과 보완해야 할 부분을 말해 달라. 포스트에서의 플레이를 선호한다. 특히 턴어라운드에 자신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은 잘 모르겠다. 호텔에서 나와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 전부다. 가장 좋아하는 포스트 업도 늘 끊임없이 연습한다.자신의 농구에 영향을 준 선배 선수가 있다면. 하킴 올라주원, 마이클 조던, 제리 웨스트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농구화가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걸 고르긴 힘들 것 같다. 모두 제작될 당시 최고의 기능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나를 반영한 신발이라 더욱 꼽기가 어렵다. 다음에 나올 신발이 제일 나을 것 같다.그간 등번호 24번과 8번을 달고 뛰었다. LA 레이커스에서 영구 결번 처리한다면 몇 번이 되길 바라나.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24번이다.일대일 대결에서 상대 제압하는 장기가 있다면. 그런 건 없다. 가장 중요한 건 다재다능함이다. 슈팅, 오른쪽과 왼쪽 돌파, 포스트와 외곽 수비 등을 모두 잘 해야 한다. 앞으로 NBA를 지배할 주인공으로 누구를 눈여겨보나.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나인 것만은 분명하다(웃음). NBA에서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선수가 있다면. 카멜로 앤서니다. 다재다능함을 갖춰 수비, 공격 모두 상대하기가 힘들다.
오늘 클리닉에서 선수들을 다소 혹독하게 가르쳤다. 이유가 있다면. 한국까지 와서 발전할 수 없는 것들을 전달해주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어린 시절 해온 것처럼 힘들게 해야 강해질 수 있다.다시 한국을 찾을 계획이 있나.그렇다. 여기 모인 팬들을 보니 더욱 그러하다. 클리닉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열심히 임해줬다. 모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을 넘어선다면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번 클리닉의 궁극적인 목표다.손가락과 무릎 부상에 대한 루머가 있던데.모두 문제없다. 통증을 느낀 적도 없고. 무릎수술은 금시초문이다. 만일 수술대에 올랐다면 오늘 한국에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한국 농구를 포함해 세계 농구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 인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오늘 보여준 것이 정답이다. 모두가 열심히 뛰어야 한다. 올 시즌 LA 레이커스에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새로 선임됐다. 자신의 위치에 변화가 가해질까.잘 모르겠다. 열심히 준비해 건강한 모습으로 새 시즌을 시작하겠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LA 레이커스는 다소 실망스러운 패배를 당했다.나 역시 그러했다. 그래서 경기 뒤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 복수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NBA는 현재 파업 상태다. 시즌 준비에 차질은 없나.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 어떻게든 영향은 올 것 같다. 하지만 준비된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가겠다.한국을 비롯한 동양계 농구선수들에게 NBA 진출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노하우는 없다. 열심히 해야만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NBA에 올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스포츠투데이 사진 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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