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우리는 이런 시리즈를 다시 또 만날 수 있을까

1편에서 요정 도비를 바닷가에 묻은 해리포터는 론, 헤르미온느와 함께 길을 나선다. 딱총나무 지팡이, 부활의 돌, 투명 망토, 이것을 얻는 자 영생을 얻는다는 죽음의 성물을 찾아서. 그리고 볼트모트의 영혼을 파괴할 네 개의 호크룩스를 찾아서.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호그와트는 덤블도어의 죽음 이후 스네이프가 점령한 상태다. 이제 그곳은 마법사를 키워내던 생기 넘치는 학교가 아니라 어둡고 음산한 기운의 감옥에 다름 아니다. <hr/>
머글 누나가 줄 이별선물은, 별 점 밖에 없구나
1997년, 이혼 후 혼자 딸을 키우던 동화작가 조앤 K. 롤링이 집 근처 카페에서 완성한 ‘해리포터’ 이야기는 지난 14년간, 7권의 두꺼운 책과 8편의 거대한 영화로 제작되었다. 책은 67개 언어로 번역출판되어 총 4억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영화 역시 마지막편을 제외하고도 60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런 천문학적 숫자는 단지 <해리포터> 시리즈가 만들어낸 전 세계적 영향력을 감싸는 작은 머플러일 뿐이다. 21세기가 시작된 이후 지난 10년을 감히 ‘해리포터의 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정서적, 문화적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해리포터와 함께 자라난 아이들은 그들과 함께 사춘기를 겪고 첫사랑을 하고 첫키스를 나누고, 이제 성인이 되었다. 그렇게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를 혹은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드 그린트, 엠마 왓슨을 떠나보내는 이번 편은 세계적인 히트상품의 단종 소식 이상의 정서적인 상실감을 동반한다. 하지만 이 장대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은 좀처럼 뒤를 보지 않는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는 오랜 팬들의 향수에 기대는 플래시백으로 몇 십 분을 도배하는 만용을 부리는 대신 현재에 충실한 이야기들로 러닝타임을 꽉꽉 채워 넣는다. 오랜 팬에게는 더욱 각별한 마지막이겠지만, 만나자마자 이별의 장을 펼친 관객이라고 해도 충분히 즐길 오락적 요소로 넘쳐나는 영화인 것이다. 벨라트릭스로 위장한 헤르미온느가 친구들과 함께 지하동굴 속 그린고트 은행으로 향하던 장면은 그 중 하나다. 그들을 태운 카트가 마치 놀이동산 롤러코스터처럼 하강 질주하는 그 몇 분은 완벽에 가까운 CG와 3D 아이맥스의 기술적 가치를 터질 듯한 심장박동으로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다. 물론 마지막 전장은 모두가 첫 인연을 맺은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되어 마땅하다. 호그와트를 지키려는 교수들과 교장이 된 스네이프의 한판에 이어 불사조 기사단, 죽음을 먹는자들 등 마치 피날레무대처럼 전 출연진들이 함께 싸우는 웅장한 전쟁신 그리고 볼트모트와 해리의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로 이어지는 후반부는 기꺼이 뛰어들고 싶은 토네이도의 핵이다. 물론 스네이프와 해리 부모의 관계, 덤블도어의 죽음 등 마지막 퍼즐조각을 끼워 넣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설렘을 너머 선망과 질투의 홍역을 거세게 치른 론과 헤르미온느의 ‘시원한’ 결말은 애교 넘치는 작별인사다. 과연 우리는 남은 생애, 이런 시리즈를 다시 또 만날 수 있을까. 오블리비아테, 기억아 지워져라. 그리고 아파라테, 킹스크로스 역 9와 3/4 정거장으로 이동하자. 거기에는 동그란 안경의 해사한 소년이 호그와트로 가는 첫 번째 기차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시, 개학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백은하 기자 one@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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