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좌클릭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가 굳게 손을 맞잡았다. 감세철회, 반값등록금 등 주요 친서민 정책기조에 대해 양측이 전략적 연대 기조를 유지한 것. 홍 대표는 전대 이후 친(親)서민 대표를 표방해왔고 황 원대대표 역시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의 쇄신 흐름을 주도해왔다.
◆MB노믹스 핵심 뒤집혀...법인세 감세철회 합의한나라당은 10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새 지도부와 원내대표단 및 정책위의장단이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대학등록금, 한미 FTA, 북한인권법,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 예술인복지법, 감세 철회 등 6가지 현안을 보고했다. 주요 정책에 대한 수뇌부간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자는 것. 일부 쟁점에는 난상토론까지 예상됐지만 결론은 예상외로 싱겁게 내려졌다. 우선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문제는 법인세 추가감세 철회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며 반대했지만 논란이 돼온 법인세 추가감세를 철회하고 과표구간 신설 또는 임시투자세액공제·고용창출세액공제 등 조세감면제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을 보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지난달 16일 의원총회의 결론이 그대로 유지된 것. 또한 포퓰리즘 논란이 극심했던 반값등록금 문제 역시 큰 이견은 없었다. 오는 2014년까지 대학등록금을 30% 정도 인하한다는 기존 정책위 방안의 뼈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 다만 하위계층 혜택 확대 등 소득구간별 차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대학구조조정 계획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울러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 관행은 대중기 동반성장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을 시행키로 합의했다. 이밖에 한미 FTA 비준안과 북한인권법 등 야당의 반대가 극심한 법안들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좌클릭 행보는 내년 총선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보수적 색채로는 차기 총선과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당 일각에서 지나친 포퓰리즘이라는 반발이 나오고는 있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홍 대표가 강력한 친서민 드라이브를 강조해왔고 전대에서 2위를 차지했던 유 최고위원도 용감한 개혁을 화두로 힘을 보태고 있다. 소장 쇄신파 리더인 남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친박계와 소장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황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사무총장 등 당직인선 진통...접점 찾을까?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후속 당직인선을 놓고 논의가 이어졌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홍 대표의 김정권 사무총장 카드 고수 입장에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이 강력 반발했기 때문. 핵심은 사무총장과 제1·2 사무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총선 공천과 연관성이 큰 4개 당직에 대한 캠프 인사의 참여 문제다. 두 최고위원은 재선의 김정권 의원은 홍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원내 대변인을 지낸 측근이라는 점에서 공천작업을 실무적으로 주도하는 사무총장직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홍 대표는 이에 "사무총장 자리 하나 내 의중대로 인선할 수 없다면 허수아비 대표가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같은 논란은 지속됐다. 홍준표 대표가 김정권 사무총장카드를 근간으로 한 당직 인선안을 확정짓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결국 후속 당직인선을 위한 논의는 결국 12일로 미뤄졌다.양측의 갈등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결국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남경필 최고위원이 다른 당직에서 탕평인사가 이뤄지면 사무총장에 캠프 인사의 참여도 가능하다는 중재안을 내놓았기 때문. 홍 대표 역시 김정권 사무총장 카드가 수용되면 다른 당직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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