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올리기 step by step]③MBA따면 슈퍼맨?

경영학석사, 오해와 진실

빠를수록 좋다..35세 이전.입사 2~5년차 적기환상부터 깨라..성과없이 간판만 내밀다간 큰코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드라마 속 잘나가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유수의 대학 경영학석사(MBA)를 거친 엘리트라는 것. 고액연봉을 받는 것으로 묘사되는 그들을 보며 직장인들은 생각한다. '나도 한 번…' 비단 드라마 때문이 아니라 하더라도 최근 몇년사이 MBA는 성공하는 직장인이 갖춰야 할 스펙처럼 인식된 게 사실이다. MBA만 마치면 연봉이 배 이상 뛰고, 사내에서도 핵심 인재로 관리될 것만 같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직장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은 한숨을 토하며 '확 MBA나 가버릴까보다'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MBA는 프로도를 유혹하던 절대반지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것일까. 몸값올리기 시리즈 3회에서는 MBA의 진실과 거짓을 알아본다. ◆MBA 없으면 불이익 받는다? NO=구직자가 가고 싶어하는 직장 순위 상위에 항상 들어가는 대기업 A사에 다니는 2년차 직장인 B씨는 고민이 하나 있다. 자신의 목표는 임원 승진인데 '임원이 되려면 MBA는 필수'라는 말을 들었던 것. B씨는 "아직 일이 바빠 MBA는 생각도 못했는데 무리를 해서라도 다녀와야 하는건지 고민에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의견을 두고 단호히 'No'라고 말한다. MBA 이수 여부가 직장인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혜준 커리어케어 상무는 "MBA에 대한 환상을 깰 필요가 있다"며 "MBA는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자기계발 수단의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8년차 헤드헌터 C씨도 "추진력, 언어구사력, 업무능력 등이 뛰어난 후보자가 단지 MBA가 없다고 해서 마이너스 평가되는 경우는 없다"며 "조건이 동등한 후보간에는 MBA보유 여부가 중요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직 시장에서 MBA는 이력서에 추가되는 '한 줄'이다. 영향력이 없진 않지만 흔히 기대하는 것처럼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해서 아쉬울 건 없는 이력인 셈이다. 박 상무는 "단지 경력관리용으로 MBA에 진학하는 건 삼가야 한다"며 "섣불리 나섰다간 돈과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MBA는 이를수록 좋다? YES=MBA를 고려 중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언제 가야 하나'를 고민한다. 연차가 낮을 때 다녀오자니 눈치가 보이고 연차가 쌓인 후에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 대기업 제약업체에 다니는 D씨가 그런 경우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인 D는 진작에 MBA 이수를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언제 가느냐이다. D는 "당장은 일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는데 이러다간 갈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닌가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MBA를 다녀올 생각이라면 35살 이전에 마무리짓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해외 MBA의 경우 회사를 휴직하거나 퇴직한 후 가는 경우가 많다. MBA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적당한 나이가 30대 초중반이다. 그 이후로 넘어가면 이직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는 연령대는 아니다. 이왕 다녀올 MBA라면 일찍 하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입사 직후 바로 MBA에 직행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박 상무는 "입사 2~5년 후 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직장 생활을 통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깨친 후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MBA는 입학원서에 경력기술서나 추천서 등을 첨부하게 돼 있다. 무(無)경력 상태보다는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 가는 게 좋은 이유다. ◆국내보다 해외MBA가 더 좋다? NO=이건 정답이 없는 질문이다. 본인이 처한 상황과 목표, 조건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무작정 어디가 더 좋냐는 질문을 하는 것보다는 국내외 MBA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장점을 한 가지씩 꼽자면 국내 MBA는 '업무 연관성', 해외 MBA는 '문화 및 언어'를 들 수 있다. 국내 MBA는 과정이 다양하다. 주간, 야간, 주말은 물론 온라인 과정도 있다. 직장인들은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 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건 가장 큰 장점이다.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5년차인 E씨가 국내 MBA를 택한 것도 그래서다. E는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많은 일을 맡고 있는데 공백기가 생기면 안될 것 같았다"며 "주말을 이용해 MBA를 이수 중인데 만족한다"고 전했다. 해외 MBA는 해당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익힐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가장 많이 다녀오는 미국의 경우 영어와 현지 문화를 겪을 수 있다. 특히 영어실력을 배양할 수 있는 건 직장인에게 큰 스펙이나 마찬가지다. 외국계기업에 재직 중인 F씨는 해외MBA로 톡톡히 덕을 본 케이스다. F는 "해외서 MBA를 땄다고 하자 외국계 상사 곁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며 "같은 문화를 경험해 봤다는 동질감에 나를 좋게 본 것 같더라"고 말했다. ◆MBA나오면 연봉 오를까? NO=MBA를 연봉상승의 보증수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연봉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싶다면 본인의 업무성과를 내세워야 한다. 단지 MBA 경력 하나만 가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이은아 커리어케어 과장은 "MBA는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며 "더군다나 최근 들어 MBA 보유자가 많아지며 큰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데는 의문이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연봉인상이나 승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자격증 획득을 추천한다. 더 확실한 길이라는 것이다. 박 상무는 "CPA, AICPA, FRM 등 전문자격증을 취득하면 더 확실하게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MBA는 물질적 이득을 목적으로 하기보단 자기계발의 하나로 다가서는 게 옳다"고 말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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