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式 강한국가 뭐냐' 리더십 논쟁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김승미 기자] "장하준 교수는 박정희같은 독재자의 등장을 기대하고있다"(김정호 자유기업원장)"장하준을 그렇게 비판하는 김정호 원장이야말로 독재옹호자다"(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장하준 교수나 김정호 원장이나 둘 다 재벌옹호세력이다"(위평량 박사)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는 23일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을 두고 '공정한 한국경제를 위하여'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은 "강한 정부가 공정사회에 도움이 되느냐"와 "공정사회를 만드는 데 재별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첫 발표자로 나선 김정호 원장은 "정부는 재벌과 노동정책 분야에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를 예로 들었다. 개발독재 시절 정부 개입은 실패로 끝났고 오히려 정부가 방임한 부분에서 성장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팝송이 번지면서 무한경쟁에 처했던 우리나라 음악계는 유럽에까지 폭발적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성장했다"면서 시장의 자율성을 옹호했다. 그는 "보호무역과 복지를 위해 정부개입이 필요하다는 장 교수는 박정희 독재의 재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고 공격했다.이병천 강원대 교수는 김 원장의 시장만능주의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글같은 자본주의'에서 안정적 복지를 위한 정부개입이 필요하다는 장 교수의 이론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더 나아가 모든 대중을 포괄하는 '보편복지'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김정호 원장을 꼬집기도 했다. "장하준의 중도보수적 복지론도 못 받아들이는 김 원장은 극우인사"라면서 "오히려 김 원장이 노동탄압적 독재를 옹호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장 교수가 침묵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들춰냈다. 그는 "장 교수가 재벌과 중소기업의 관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하준 교수는 대기업의 총수세습을 인정하는 대신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대타협을 제안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구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이같은 지적에 김정호 원장은 정부개입이 시장을 왜곡한다고 반론했다. 장 교수가 자주 인용하는 스웨덴의 경우 복지제도가 완전히 자리잡힌 1970년대 이후 기업가 정신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의 50대 기업 가운데 1970년 이후 등장한 기업은 오직 한 곳뿐이다"면서 "복지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소년소녀 가장이나 무의탁 노인과 장애인 등 극빈층에 집중적 지원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토론자로 나선 위평량 박사(경제개혁연구소 상임연구위원)는 "장하준과 김정호는 둘 다 재벌 옹호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위 박사는 "정작 부의 대물림을 위한 편법과 탈법, 아들을 위한 보복 청부폭행, 맷값 폭행 등 열거하기 민망할 정도인 재벌의 특권의식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날 토론 과정에서 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은 "장하준 교수가 실제로 참석하지 못해서 아쉽다. 장 교수의 직접적 반론을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40만부가 넘게 팔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의 영향력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토론회였다. 박현준 기자 hjunpark@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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