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萬想]대기업 회장님과 홍보사진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2년전쯤 어느날. 애경그룹 홍보실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장영신 애경 회장이었습니다. 장 회장은 '부탁할 일'이 있다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장 회장이 이날 홍보실에 전화를 건 이유는 자신의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언론에 나오는 사진이 너무 젊어 보인다는 것이었지요. "친구들이 볼까 민방하다"는 말도 곁들였습니다. 이후 애경 홍보실은 장 회장 사진을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이 들어 보이면서도 친근감 있는 것으로 교체했습니다. 현재 언론에 '릴리스'되는 장 회장 사진은 당시 교체된 바로 그 사진입니다. 장 회장은 3년전 암 수술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건강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5월초. 롯데그룹이 한 장의 사진을 언론에 릴리스했습니다. 아흔을 훌쩍 넘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울주군 둔기리 고향마을에서 잔치를 했다는 사진이었습니다. 이 사진에는 신 총괄회장이 고향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클로즈업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사진을 유심히 본 사람들은 신 총괄회장이 불과 몇 년전에 비해 조금은 야위고, 주름도 더 깊게 패였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합니다. 그룹 홍보실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의 '자료 사진'만을 주로 언론에 릴리스해 왔습니다. 조금은 젊어 보이고, 연출된 사진이었죠. 신 총괄회장이 매년 참석해 온 고향마을 행사 역시 지난해까지는 만 해도 수년전 사진을 그대로 써왔습니다. 롯데 홍보실이 앞으로 어떤 사진을 쓸지 궁금해집니다. 그런가하면 '훈남'으로 통하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최근 모습을 본 사람들도 조금은 당황했다고 합니다. 잘 생긴 외모와는 달리 최근 TV화면에 나타난 담 회장은 '비자금 조성' 등으로 맘 고생을 해서인지 많이 수척해보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리온 홍보실은 당분간 예전 사진을 그대로 릴리스한다고 하네요. 최근 들어 기업 오너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의 중심을 장식하면서 이들의 사진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너들까지 나서 직접 자신의 사진을 챙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오너 사진을 보실 때는 한번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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