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나의 캐디편지] 칭찬의 힘

고객님들은 어떨 땐 어린아이들 같습니다.저희 캐디들이 매번하는 고객 접대용 멘트에도 기분이 좋아지셔서 어쩔 줄 모르시죠. "듣기 나쁜 말은 아니니 좋아하시겠지"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칭찬은 대단한 힘이 있습니다. 한마디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캐디들은 그래서 칭찬을 많이 활용합니다. "고객님 깃대 잡아주셔서 감사해요. 멋쟁이~"라는 말에 바로 18홀 내내 깃대를 담당하는 고객님이 탄생합니다.또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려주시는 고객님께는 "어머 고객님 매너 짱~"이라고 말씀드리지요. 이 고객님은 라운드 내내 다른 골퍼들이 버린 꽁초까지도 주워주시는 매너 100점의 고객님으로 변신합니다. 오히려 외모나 겉모습을 보고 드리는 칭찬은 그냥 캐디들의 '립 서비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의 칭찬은 더 큰 기쁨이 되지요. 캐디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나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거꾸로 고객님이 하기에는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칭찬 한마디는 고객님들께는 그 번거로운 일들을 (캐디는) 고맙게 생각한다는 뜻을 표현하는 일도 됩니다. 서로가 즐겁게 라운드 할 수 있게 해주는 '알약'이라는 이야기입니다.고객님 한분이라도 저희 일을 도와주시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캐디들만이 크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골프실력이 좋거나 잘 생긴 외모를 칭찬하는 것보다는 동반자에 대한 배려, 잔디사랑, 골프에 대한 열정 등에 대한 칭찬이 앞으로는 더욱 더 에티켓이 훌륭한, 그리고 더 좋아지는 샷으로 수많은 버디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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